25년 6월 25일 수요일
오늘은 트빌리시를 떠나 러시아 국경 가까운 북쪽으로 카즈베키를 향해 가면서 명소들을 둘러볼 예정이다. 트빌리시를 떠나 약 40분 후 므츠헤타의 즈바리성당에 도착하였다. 므츠헤타는 옛날 조지아의 수도였고 쿠라강과 아라그비강이 합류하는 곳이다. 즈바리는 이곳 말로 십자가라는 뜻인데 성녀 니노가 이곳에 십자가를 세우고 기독교를 전파한 것을 기념하여 세운 교회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다. 높은 언덕 위에 있는 즈바리 수도원에서는 주변 경치를 잘 조망할 수 있다.
이곳부터는 러시아에서 군사 목적으로 길을 닦은 군사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간다. 다음에 도착한 곳은 아라그비강에 댐을 막아 조성한 진발리 호숫가에 있는 아우누리 성채를 관람하다 다른 일정으로 조지아를 여행 중인 동창 친구 부부를 반갑게 만났는데 여행사 일정이 서로 달라 금방 헤어져서 아쉬웠다.
도중 점심 식사를 하고 구다우리로 가는 중에 길이 엄청 막혀서 지체되었다. 이윽고 길이 뚫려 산길로 오르니 계곡 아래가 까마득하여 심장이 쫄깃쫄깃하여 저절로 몸이 버스 안쪽으로 기울어진다. 세 시경 도착한 구다우리의 파노라마 전망대는 러시아와 조지아의 수교 150주년을 기념하여 러시아에서 기증했다고 한다. 언덕 위에 세워진 전망대 아래를 보니 아찔하다. 관광지인데 주변 시설은 열악하고 우리 돈 1,000원씩이나 받는 화장실은 거의 푸세식이다. 사설 환전소에서는 환가료를 10%씩이나 붙인다.
해발 2,400m의 즈바리 고개 주변 산 계곡에는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다. 교통 정체로 가다 쉬다를 반복하다 네시 반 트루소 협곡 입구에 도착하여 중국 빵차 모양의 4륜 구동 미쓰비시 델리카에 나눠 타고 계곡 트레킹을 나섰다. 길도 없는 벌판을 덜컹 거리며 4km 정도 달린 다음 계곡의 산길로 올라가서 달리는데 심장이 콩알만 해 진다. 계곡 산길을 내려오니 넓은 분지가 펼쳐지는데 건너편 산봉우리의 하얀 빙하가 계곡을 따라 장엄하게 내려와 있다. 덜컹 거리는 벌판 길과 낭떠러지 산길을 따라 힘들게 왔지만 온 보람이 있다. 분지의 냇가 옆에는 탄산수 못이 있는데 파란 수면 아래에서 흰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와서 터지는 모습이 특이하다.
트루소 계곡 트레킹을 마치고 계속 델리카를 타고 조지아의 상징교회인 스테판츠민다(카즈베키의 원래 이름)의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교회로 갔다. 게르게티 츠민다는 이 동네 이름이고 사메바는 삼위일체라는 뜻이란다. 해발고도 2,200미터 산꼭대기에 위치한 이 교회는 14세기경 세워졌으며 조지아가 외적의 침입을 받을 때 수도에 있던 교회들의 중요 경전과 성물들을 이곳에 안전하게 보관하였다고 한다. 이 교회는 지대가 높고 길이 가팔라서 대형버스는 들어오지 못하고 소형차만 올라올 수 있다. 교회는 외관 공사를 하느라 비계를 세워 놓았지만 안에는 들어갈 수 있었다. 어둡고 작은 교회지만 역사적 의미와 주변의 경관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스테판츠민다를 떠나 트빌리시 방면으로 약 한 시간을 달려 스키 리조트인 구다우리 지역에서 짐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