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9일 일요일
오늘은 파리 여행의 마지막날이고 내일은 아침 기차로 암스테르담으로 간다. 일요일이라 느긋하게 일정을 시작했다. 9시경 집을 나서 몽마르트르에 가기 위해 검색해두었던 버스를 타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니 그 노선버스가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20분 정도 걸어가도 되지만 가능한 한 체력을 아끼려고 버스나 전철을 타려고 했다. 다시 구글맵을 검색해서 옆동네로 옮겨 다른 노선버스를 탔다. 몽마르트르 사크레쾨르(성심) 대성당 아래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계단으로 열심히 올라간다. 나비고 1주일 무제한 패스를 가졌으니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갔다. 푸니쿨라는 두 대 중 한 대만 운영해서 좀 기다려야 했다. 이윽고 도착한 성당, 아래를 내려다보니 앞으로는 파리 시내 남쪽이 시원하게 보이고(사실은 흐려서 산뜻하지는 않음), 뒤로는 웅장한 성당 건물이 서 있다. 10시 좀 넘어 성당 안에 들어가니 관람객들도 많다. 그동안 사진으로 본 것은 중앙에 있는 큰 돔이었는데 안에 들어가 보니 뒤쪽에 더 높은 고딕식 뾰족 지붕이 있다.
성당 관람을 마치고 몽마르트르 광장에 가려고 골목에 들어서니 오전부터 카페, 기념품샵 상인들이 손님들을 호객하고 테르트르 광장에는 즉석 화가들이 영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그만 테르트르 광장 주변 카페에는 나이 든 손님들이 아침부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후 '사랑해 벽'으로 내려와서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그제 지나갔던 알마교에서 내려 바토 무슈 유람선을 타고 센강 크루즈를 하였다. 먼저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생 루이섬 위에서 다시 하류로 내려가 에펠탑 앞에서 회항하여 알마교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한 시간 코스 크루즈다. 올라갈 땐 잘 구경하겠다고 2층 야외석에 앉았는데 맞바람이 불고 추워서 돌아올 때는 아래층 실내 선실에 앉아서 강변만 구경하였다.
크루즈를 마치고 숙소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하다 3시에 다시 나섰다. 오후 일정은 밀린 숙제 몰아치기로 그동안 못 가본 명소들 앞에서 인증샷 찍기를 계획하였다. 먼저 메트로 타고 팔레 루아얄 (Palais Royal) 찍고, 버스 타고 그랑팔레 (Grand Palais), 프티팔레 (Petit Palais) 찍고, 알렉상드르 3세 다리 (Pont Alexandre III) 찍고, 어제 갔던 군사박물관과 앵발리드 원경으로 찍고, 콩코르드 광장에서 오벨리스크와 샹젤리제 거리 찍고, 튈르리 정원에서 인증샷 열심히 찍다 보니 오늘 일정이 끝났다. 이번 여행에서 아쉬웠던 점은 모네의 수련을 전시하는 오랑주리 미술관이 공사로 휴관한다는 점이다. 또한 Royal, Grand, Petit Palais 모두가 미술관이지만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도저히 작품들을 볼 수 없어서 건물만 보고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