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부부의 맘대로 유럽 여행 10

2025년 2월 10일 월요일

by 김양중


그동안 정들었던 파리를 떠나 암스테르담으로 떠난다. 암스테르담에서 뭘 할까 정하지 않고 현지에서 정할 것이다. 8시 25분 유로스타 열차는 색깔을 보니 빨간 Thalys 열차다. 우리가 탈 객차가 앞쪽에 있는데 엄청 멀고 플랫폼 지붕도 없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차에 올라탈 때 표검사 하고 기차가 출발한 후에 역무원이 표검사를 한다. 한 시간 반을 달려 브뤼셀에 도착하고 안트베르펜, 로테르담, 스키폴 공항을 거쳐 11시 50분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도착하였다. 세 시간 반 만에 3개국을 여행하니 좋은 세상이다.

지난달 예매했던 모레 출발하는 암스테르담 중앙역~하노버 직행 DB 열차가 없어졌다고 이메일이 와서 한국에서 다른 환승 열차로 변경하려 하였는데 잘 안돼서 암스테르 중앙역 매표소에서 새로 열차 배정받으려고 매표소를 찾으니 보이지 않는다. 한참 돌아다니다 시내교통 안내원에게 문의하니 건물 밖으로 나가 우측으로 죽 가보라고 한다. 밖으로 나와서 찾아가니 우중충한 옛 건물 구석에 조그맣게 사무실이 있다. 새로 열차 배정받고 좌석 예매하니 10유로 더내고 처음 예매했던 좌석요금은 DB에 환불신청 하란다. 이거 환불 제대로 받을까 걱정된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부근 호텔값이 엄청 비싸서 한 정거장 떨어진 Sloterdijk에 호텔 예약을 했는데 중앙역에서 슬로터다이크로 가는 방법이 Sprinter라는 지역 열차를 타야 하는데 매표소가 없으니 기계로 사야 하는데 엄청 헷갈린다. 가까스로 표를 사서 1시쯤 호텔에 도착하니 체크인 카운터에 직원이 없다. 약 20분 기다리니 직원이 와서 체크인하였다. 여기서는 관광세인지 시티 택스인지 2인 2박에 추가로 19.5유로를 내라 한다. 암스테르담은 교통비도 비싸고 물가도 비싼데 세금까지 더 내라면 관광객들이 오겠나 싶다.

짐정리를 하고 30분 정도 휴식하다가 내일은 하루종일 비가 오는 것으로 예보되어 교외는 오늘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풍차 마을을 가려고 출발했다. 이제 역에서 지역 기차표도 기계로 능숙하게 사서 풍차마을이 있는 잔세스한스 (Zaanse Schans)로 떠났다. 10분 남짓만에 Zaanse역에 도착하여 풍차마을로 향했다. 파리에서는 낮기온이 7~8도 되었는데 암스테르담은 4도 정도 되는데도 북해에서 습기 먹은 바람이 세게 불어오니 온몸이 세찬 바람과 추위에 뼛속까지 으스스하다. 패딩과 모자에 장갑을 끼고 운하 위 다리를 건너 풍차 마을에 닿으니 마을이 예쁘기는 한데 관광객들은 10여 명 정도밖에 안 보이고 너무 춥고 썰렁하다. 얼른 인증샷 찍고 다시 역으로 돌아가는데 방금 지나온 다리가 중간에 번쩍 들렸다. 옛날 영도 다리 모양으로 큰 배가 지나가면 다리 중간이 들린다. 영도다리 들리는 거 본지 60여 년 만에 도개교를 다시 보게 되었다. Zaanse역은 조그만 역이라 대합실도 없고 플랫폼에서 북해의 찬 바람을 맞으며 기차를 기다려야 한다. 15분 정도 추위에 떨다 기차가 와서 호텔로 돌아와 오늘 일정을 마무리했다.

0210 Windmill.jpg 풍차마을과 도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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