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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천히바람 Aug 25. 2023

생각은 손님과 같다.

옛 기억 마주하기 1

생각은 손님과 같다. 처음 방문에서는 큰 기대 없이 찾아왔을지라도 우리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더 자주 찾아올 수 있다. 그러니 그대가 오늘 '그것'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면 내일 실행하라. - 톨스토이 -





찰나의 순간 주마등처럼 떠올라 그림처럼 쭉 펼쳐지는 옛 기억. 그때 나는 어려서, 아는 게 없어서, 힘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그 옛 기억이 순간을 사로잡고 떠나지 않을 때 지금 나는 기도한다.  아무도 위로해 주지 않던 어린아이였던 나를 위해. 과거든 현재든 신의 눈에는 짧은 찰나이며 같은 순간일 것 같아서.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면 아무도 없던 집 대문을 들어서던 어린 나는 너무 힘이 없었다.  그때 누군가 반갑게 맞아주고 얘기를 들어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기억이 왜 갑자기 몰아치는지 잘 모르지만 어린 나를 위해 지금 기도한다. 괜찮다고, 그 순간은 지나갔고 어찌할 수 없었으며 이제는 너를 위로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글을 읽거나, 꽃을 보다가, 살랑거리는 바람을 느끼다가 불현듯 덮치는 기억들. 아프거나, 슬프거나, 아련한 기억, 아주 가끔의 좋은 기억. 그 모든 기억이 나를 만들었고 마음의 서랍 속에 두었는데 도대체 무엇이 그 마음의 서랍을 여는 걸까? 그러나 떠오르는 그 기억은 내게 할 말이 있어서 서랍을 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기도한다. 정리해서, 달래서 다시 마음의 제자리로 돌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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