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이제 시작이야 !
드디어 IB디플로마 과정이 시작되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1학년동안 pre 과정으로 이 과정의 맛을 보았고 실질적인 평과와 수업은 2학년때부터 시작이다.
6개의 선택한 과목을 학교 선생님들이 평가해주는 점수와 시험을 봐서 본부로 보내서 평가받은 점수를 합쳐서 최종 점수가 되기에 어느쪽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대부분 학교 선생님들이 좀 더 평가를 좋게주는 경향이 있지만 본부에서 학교에 너무 후한 평가는 제재가 가해지기에 어떻게 보면 운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코로나의 여파로 본부에서도 헤일리 1~2년 선배들까지만해도 몇가지 해야하는 부분이 적어서 점수가 받기 수월했었고 코로나 럭키해가 분명 있었다. 같은 노력에 비한다면 좀 더 해야하는게 적어지니 다른 곳에 집중을 할 수 있기에 효과적이긴 하다.
그래도 그 학년은 오롯이 코로나로 3년을 보낸 학년이라 아무데도 못가고 (글로벌트립등) 오로지 공부만한 학년이어서 장단점은 있다고 볼 수 있다.
점수 결과로만 보면 당연 부러운 대상이긴하다. 하지만 그 학년이 될 수도 없고 부러워만 한다고 미래까지 바뀌리란 보장은 없기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수 밖에 없었다.
어렸을때부터 헤일리는 뭔가를 하나 배우면 그만둔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나이가 들수록 하는 가지수가 더해지고 더해져서 할게 점점 많아지는 것이다.
왜 이건 그만 둔다는 말을 하지 않았을까?
스폰지처럼 흡수하니 엄마맘에는 다 시켜주고싶었던 것이라 계속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던 헤일리가 지금 다니는 고등학교 과정을 그만둔다고 할 정도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을지 상상이 어려울 정도이다.
어려서부터 " 너는 무엇이든 잘하고 실전에 강한 아이야. 즐기면서 하면 무엇이든 잘 할 수 있어." 라고
늘 말해줬던 기억이 난다.
아이에게 부심코 했던 부정적 평가가 얼마나 아이 인생의 항로를 바꿀 수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항상 모든 분야를 골고루 접하게 해주었고 그 중에서 관심이 가고 좋아하게 되는 것을 찾길 바랬기때문이다.
피아노, 바이올린도 중학교정도까지 했었고, 영어는 5살부터 끝임없이 실제 영어를 구사하는 방법으로 공부했으며, 발레는 중학교1학년때까지했었다. 스케이트도 초등학교 내내 했었고, 배드민턴이며, 탁구도 배우게 했다. 학습적인 공부과목은 당연히 꾸준히 했었기에 항상 자신의 임계치를 넘는 방법을 터득한듯 보였다.
단지 딱하나 미술을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자신은 미술을 잘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같았고
미술을 할 여건이 없어서 시키지 않은게 조금 아쉽지만, 사람은 재능이 없어도 배우면 가능하고 원할때는 언제든지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곤 했었다.
이렇게 스스로 배우고 습득하여 잘하게되는 그 선을 넘어보던 아이가 이 고등학교 과정은 유독 힘들어했다.
3과목의 하이레벨 선택 과목인 수학, 영어B, 화학은 해도 해도 어려운 과목이어서 학원 선생님의 과외도 붙여보고 학교 선배의 과외도 받아보았다. 가격이 1시간당 전문학원은 15만원가량이니 부담되는건 사실이었다.
그래도 계속 스스로 정리하고 나의 것으로 만드니 그만두겠다는 말은 이제 하지 않게되었다.
이 학교는 학부모 상담을 자주하는데 영어B선생님과의 상담때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난다.
'헤일리는 지금 대학을 가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데이터 정리의 자세가 완벽한 아이다. 나보다 더 뛰어날 것이다. 영어과목만 보자면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잘하고있다."
헤일리는 자신의 부족함을 이 완벽한 정리로 다잡았을 것이다.
우연히 아이의 노트북의 폴더를 보았는데...
나도 놀랄 정도였다.
그때는 노션같은 일정 정리 AI도 없던 시대였는데
아이패드로 교재를 찍고 그 위에 펜으로 정리를 하고 다시 노트북에 파일화를 해둔건
나중에 어떤 선생님께서 좀 보내달라고 할 정도로 완벽한 데이터들이었다.
어떤일을 할때 그것을 읽고 내꺼를 만들고 정리를 한다는 과정은 수 없는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영어실력의 한계를 이런 부분으로 노력을 했다는 것에 눈물이 날 정도로 자랑스럽다.
이 과정의 경험은 평생 어떤 것을 하더라도 잘 할수 있는 "태도" 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헤일리는 2학년이 되어 본격적인 IB디플로마 과정에 여러가지 해야 할 것은 계속 파도처럼 밀려오고
마감 기한에 우선시 되는것을 해치우느라 이 과정의 훌륭함을 느끼지도 못하는 것 같았다.
영어가 좀 더 원어민처럼 편했다면 이 과정 공부가 좀 더 아이에게 흡수되기가 나았을까.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었다.
당연히 그러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으로써 영어를 원어민처럼 잘한다는 것은 외국에 나가서 학교를 다니거나 한국의 특수한 국제학교를 다니지 않고서는 쉽지 않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헤일리는 한국에서만 공부를 했고 영어를 아무리 내신 위주가 아니라 언어자체로 공부했다고 할지라도
그 수준을 맞추는건 쉽지 않았다.
중학교때까지만해도 스스로 자신은 영어를 다른 친구들보다 잘한다고 생각했으나
고등학교에 들어가고부터는 그런 믿음이 완전히 없어진듯 보였다.
좀 더 미리 외국에도 어학연수 보내고 아니면 제주도 국제학교라도 보낼 걸 그랬나 하는 미안함이 밀려왔다.
그러려면 비용도 많이 들었을테고 가족중 누군가와는 떨어져서 보내야하는 또 다른 선택이 있었을 것이기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는 부분이긴했다.
헤일리는 이 자기 선택적 믿음으로 인해 1학년 내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자신감이 많이 상실되었으나
2학년때 정리를 완벽히 하고 IB운영위원회에서 학업부에서 친구들에게 과제의 마감일일을 알려주거나 일정들을 정리해서 공유함으로써 스스로의 보완할 수 있는 노력을 하였다.
이로써 영어를 다른 친구들보다 자신없어해서 이 과정의 공부를 잘 못할 것이라는
자기 제한적 믿음에서
비로써 벗어난듯 보였다.
스스로 인내를 가지고 마음의 다짐을 수만번 했으리라.
더 앉아서 정리했을 것이고
더 못자고 야간 자율학습을 했을 것이다.
가끔 보내주는 사진에 교실 의자들을 모아놓고 담요를 덮고 쪽잠을 자는 사진이 있었다.
모든 아이들이 잠이 부족한 부분이라 그런 사진은 자주 보였으나
그 딱딱한 의자를 모아 자리를 만들어 누워서 거기서 잠이 온다는게 가능할까싶은데
그 시간들은 켜켜이 쌓여
스스로의 믿음을 조금씩 바꾸어 갔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영어라는 것은 언어라서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잘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아카데믹하게 조리있게 자신의 생각을 쓰는지도 고등학교 학습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였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선배맘으로써 조언을 하자면
물론 내신성적과 수능을 위한 영어는 기본적으로 해야하지만,
영어는 학습도 맞지만 언어이기에 많은 경험을 시켜주고 원한다면 좀 더 멀리 있는 미래를 같이 생각하여
목표를 구체화하고 그거에 맞게 좀 더 공부를 해야한다고 말하고싶다.
물론 목표는 아이도 살아가면서 바뀌겠지만 어려서부터 외국대학을 보내겠다고 맘먹었던 나로써는
영어에 너무 안일하게 하지 않았나싶다.
적어도 영어를 어느정도의 선에 올려놓으면 외국대학을 가거나 아니 요즘은 한국대학도 영어로 수업하는 곳도 많으니 어떤 전공을 하더라도 그 전공에 좀 더 올인할 수가 있다.
또한 덧붙여서 영어를 좀 더 집중해서 수준을 많이 올려놓을것을 당부하며 제2외국어도 한가지는 해놓길 바란다.
다행히 헤일리는 초등학교때부터 중국어를 해놓았고 중학교때도 일주일에 한번은 과외를 하여서 중국어를 놓치않았다는 것은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IB디플로마 6과목중 1과목에 중국어가 있었기에 그나마 다른 과목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효자 과목이었다.
이 학교는 일본어와 중국어 중에 선택할 수있었는데, 일본어보다 중국어를 더 어려워했었다. 점수내기도 힘들었고 특히 처음 중국어를 배우는 아이들은 힘들어 할수 밖에 없는 언어이다.
초등학교때 학교에서 엄마들이 숙제를 봐주라고 기초 중국어 수업을 해준적이 있었다.
솔직히 새로운 언어를 성인이 되어서 배우는게 뚜렷한 목표가 있지않다면 얼마나 어려운지 다들 알 것이다.
나는 2달 과정을해서 그나마 과제를 봐주고 아이가 체크하는 용도로 말을 하면 엄마가 글을 보고 맞는지 틀렸는지 봐줄 정도는 되었으나...
세상에 영어가 이리 쉬운 언어이고 차라리 영어공부를 더 하겠다고 고마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초등학교1학년이고 학교에서 하니 당연히 해야하는 분위기인줄 알고 그냥 스미듯이 자연스래 중국어를 시작했던 것은 너무나 행운이었다.
"자기 충족적 예언" 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헤일리는 2학년이 되고서부터 이걸 몸소 행동으로 보여줬던 것같다.
스스로 항상 되내였다고 한다.
나는 영어가 다른 아이들보다 부족하지만 한번 더 보고 한번 더 써보고 내 것으로 만들면
어차피 학습이라는 것은 꾸준한 복습과 자기꺼로 만드는 과정이니까.
나는 할 수 있다 !
헤일리는 2학년 IB디플로마 본격적인 과정을 그렇게 시작하고 진행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한 성장이지 않을 수가 없다.
"옆에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고 어제의 나와만 비교하자고 " 말해줬던 것이 아이가 힘을 낼 수 있었던 말이었다고 얼마전에 이야기를 하였다.
1학년때와 비교하면 아이는 수업을 따라가고 해야할 과제나 프로젝트를 모두다 소화하였고
심지어 1학년때는 20등 했던 과목도 있었지만 2학년때부터는
1등하는 과목도 생겨났고 거의 10등안에 포진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자신의 어제보다 오늘이 성장하는 과정을 어디서 느껴보겠는가?
살면서 이런 과정은 수없이 반복되겠지만 이 경험이 얼마나 큰 자양분이 되겠는가?
온실속에 화초처럼 편안하게 쉽게만 커줬으면 하는 엄마맘도 있지만
이렇게 들판에 내동댕이 쳐져보고 그걸 이겨내고 딛고 올라설 수 있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이 시대에 필요한 교육경험이 아닐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