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과 쓰라림 투성이인 첫 도전

축구선수 특기생으로써의 삶

by 팀스마트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설렘, 평생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행복감, 내가 잘하는 것으로 인정받았다는 뿌듯함 이 모든 감정은 삽시간에 무너졌다.

"뭐야.. 왜 이렇게 잘하는 거야..?"

"축구를 원래 이렇게 힘들게 해야 하는 거야?"


나는 전혀 깨닫지 못했었다.

나는 재미로, 심심해서, 친구들이랑 같이 노는 게 좋아서 시간이 나면 했던 축구였지만

이미 여기에 와있는 친구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살아남기 위해 전쟁처럼 했던 축구였다는 것을, 그리고 나도 그 전쟁터에 뛰어든 사람 중 한 사람이라는 것 또한.

초반엔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왜 재밌는 축구를 이렇게 힘들고 무섭게 해야 하는 걸까..?"


그런데 이미 하기로 했고, 시작하자마자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하기엔 자존심이 상했다.

그렇게 전쟁통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고 나를 더 자존심 상하게, 요즘말로 긁힌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남들은 초등학생 때 축구를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었고, 나처럼 중학생에 올라오면서 축구를 하는 친구들은 많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을 이 세계에선 '생짜'라고 불렀는데 그때는 그게 무슨 뜻을 가진 단어였는지 몰랐음에도 어감이 기분 나빴다.

그게 내 오기를 더 자극하기도 했고, 자존심이 상했기에

"그래 이왕 시작한 거 정말 열심히 한번 해보자"

"생짜임에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축구선수의 삶을 통한 깨달음


그렇게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고 (혹시나 축구선수로서 2년의 시간이 궁금하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그럼 썰 풀듯이 하나씩 풀겠습니다.)

열심히 한 세월이 무색하게 나는 여전히 '생짜'라는 말을 듣고 있었고, 나의 입지는 뒤에 들어온 후배들에게 조차 자리를 뺏길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나름' 열심히 했다.

새벽에도 일어나 훈련을 혼자 '하기도' 했고, 운동시간'만큼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왜 열심히 했는데도 안될까..?"

"축구는 노력이 재능을 이기지 못하는 걸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게 문제였다.

'나름', '하기도', '만큼은'

나름이 아니라 누가 봐도, 하기도 했다가 아니라 매일, 정규운동시간뿐만 아니라, 시간을 내서 운동시간을 만들어 최선을 다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내 재능을 탓했고, 내 노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 재능이 모자라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됐을 수도 있다.

축구를 포함한 모든 예체능은 재능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도 하고, 노력한다고 해서 무조건 되는 게 아니란 것도 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재능의 유무를 떠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가?'라고 생각한다.

이게 내가 축구선수 생활을 하며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만약 '그때로 돌아가 축구부를 다시 할래?'라고 누가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그렇다.'라고 할 것이다.

이유는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짜최선과 진짜최선을 구별할 수 있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