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빠른 포기, 그리고 교훈

인생 첫 포기

by 팀스마트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사람의 비율을 아는가?

3%.. 그런데 초, 중, 고, 대학을 거쳐 프로에 입단한 사람의 확률은 0.7%..

즉, 어렸을 때부터 축구선수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100명의 사람들 중 1명도 축구선수가 못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한 살, 한 살의 차이가 엄청 큰 중학생의 시절에도 후배에게 자리를 위협받는 내가

"과연 프로에 입단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사로잡히기 시작하면서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 부모님께도, 감독, 코치님께도 그만두겠다는 말이 선뜻 나오지는 않았다.

"내가 그만둔다고 하면 어른들의 반응이 어떨까..?"

"혼날 거 같은데.."

그 어린 나이에 말하기가 너무 무서웠다.

괜히 낙인찍힐 거 같고, 네가 지금 공부해서 뭐가 될 거 같냐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만둔 선배,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한 번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버리니

훈련도 열심히 안 하고, 집중이 되질 않았다.

"이렇게 할 거면 하루라도 빨리 안 하는 게 맞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용기를 내 부모님께 먼저 말씀드렸다.


부모님께서는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하라고 말씀을 하셨다. 고생했다고.

그 말을 들으니 용기가 생겼고 감독, 코치님께 말씀드렸을 땐 혼이 나거나 하진 않았지만 먼저 그만둔 선배, 친구들처럼 "공부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요즘은 축구선수가 안 돼도 먹고살 길이 있다"

이런 식의 회유를 들었다.

하지만 내 귀엔 전혀 들어오지 않았고 "그래도 그만두겠습니다."라고 의사를 표현했다.

감독, 코치님께서도 알겠다고 하셨고 그렇게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포기'라는 것을 했다.

처음엔 홀가분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뭔가 진 느낌이고, 허무하기도 했다.

그땐 깨닫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얻은 게 참 많은 선수 생활이었다.

내가 그때 포기한 건 끈기가 부족했던 것도 있지만 처음부터 최선을 다하지 못한 지난날들이 쌓여 후배에게 자리를 뺏기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에 생긴 내 잘못에 의한 결과라는 걸 깨닫기도 했고

그때처럼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포기하는 건 2번은 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갖게 되기도 했다.


그렇게 축구선수 생활이 끝이 나고 집 근처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됐다.


대학을 가야 해!


축구선수 생활을 끝내고 나는 집 근처 중학교에 전학을 왔고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3학년이었다.

부모님께선 학원을 끊어주셨고 나는 이제 공부를 해야 된다는 생각에 학원을 열심히 다녔다.

이때 느꼈던 거 같다. "아 세상에 쉬운 건 하나도 없구나.. 18" 욕이 절로 나왔다.

특히나 수학은 왜 그렇게 어려운지.. 다들 공감하실 거라 믿는다.. (아님 말고..)

암기과목들은 거의 외우는 것들이니 어째 저째 외워지는데 수학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그래도 끝까지 버텨내서 결국엔 수학 1등급을 받은 클리셰를 기대하셨다면 틀렸다. (아 물론 내신에선 1등급도 받았다)


왜냐하면 축구선수가 될 거라고만 생각했던 내가 공부를 해야 되니까 하긴 하는데 '왜' 해야 되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열심히가 안되더라

체육선생님을 해볼까 하면서 체육입시반에도 들어가 보고, 축구에이전트 쪽 학과를 알아보기도 했는데 뭔가 확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에 내린 결론은 '국립대'를 가자!

왜냐하면 "가고 싶은 학과가 없는데 아무 데나 가서 비싼 학비를 내고 싶진 않았고, 대학은 가야 된다고 하니 그럼 등록금이라도 싼 국립대를 가야겠다."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지방 국립대를 갈 수 있는 성적대를 맞추고 고3 때 원서도 국립대위주로 넣었다.


집과 가까운 곳 1군데와 집에서 먼 곳 1군데에 붙었는데 둘 다 등록금은 비슷했지만 한 곳은 사립, 한 곳은 국립대였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부터 국립대를 가야 된다고 꽂혀있었다 보니 국립대 경영 쪽 학과로 결정을 했다.


그렇게 학교를 가고 나니 처음엔 너무 재밌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분위기, 새로운 지역, 처음 먹어보는 술, 게임들까지..

단 하나 '공부'만 빼고 말이다.


국립대라는 목표 하나 만 보고 공부를 했는데 그 목표를 이루니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고 내가 원하던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빨리 군대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군대에서 생각하길 "전역하면 해양경찰이나 공무원 쪽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전역을 했고


복학을 앞둔 내가 학교에서 축구를 하다 발목을 크게 다쳤다.

이때는 몰랐지.. 이게 내 인생을 바꿔놓을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