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쁜 이야기 Nov 23. 2021

시간을 흘리는 모라.



시간은 분명히 흘렀는데

지금은 잘렸다.


직장인이 된 모라는

직장 열토막

잠 일곱 토막을 내어놓고

남은  일곱 토막을 내 시간으로 살아야 했다.


엄마 한토막

이웃 한토막

냥이 한토막

공부 한토막

종교 한토막

 한토막

잡일 한토막


이런

밥 한토막 낄자리가 없네?


다시 필요에 따른 우선순위를 정하자

밥 두 토막

잡일 세토막

냥이 한토막

.

.

.


흐르던 시간이

어느새 토막나 버렸다.

토막난 시간들이 각자

필요성을 부풀리며 그걸론 택도 없단다.


시간이 없어...

흘릴 시간도!


시간을 흘리고 다니던 모라덕에

인접한 생명체들은 그나마 살기가 편했다.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해야만 하는 마을 공동체일엔

모라가 동원 되었다.


그런데 모라가 더이상 흘릴 시간이 없다고 했다.


아쉽지만 게임끝.


모라도 이제

잃어버린 자기 시간을 찾다가

그럴시간마저 없어서

남의 시간을 빼앗으며 살아가는

그렇고 그런  땡추시티의 일원이 된거야.


모라는 토막나는 시간을

참으로 뒤늦게 난생 처음 겪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어른들이 계획한 시간 구획을 도느라

빼앗기는 시간들에서

대부분의 청년들이 결혼과 내집마련을 위해

달리던 시간들에서

오래도 열외되어  버티며

흐르는 시간과 함께 흘러 왔다...


그래서 아직은 왜냐고 물을 힘이 있었다.


사람들의 시간은

어디에서 묶여 버린 건지.

분명

시간을 흘리며 다녀도 시간은 늘 풍요롭게 들어와

흐르고 흘러 흘러갔었는데..


모라는 흐름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고

잘려 버린 시간의 토막들 사이를 건너

시간의 원천을 찾기로 했다.


일단

막힌 시간을 뚫다보면

다시 길이 열리겠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