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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시

삼월의 색상 /벼리영

by 벼리영 Mar 19.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네모 속으로 들어간 당신이 나올 줄을 모른다

색깔을 피해 그곳 어디론가 떠났다고


둥글었던 집이 날을 세우기 시작한 건 순전히 네모 탓이라는 당신

각각의 이념이 소리치는 식탁은 아름답지 않다


엄마는 새파란 소리를,

오빠는 희고 붉은 소리를 뻥튀기처럼 쏟아지는 색, 색, 깔

파도가 밀려드는 바다 같은 밥상이 온전할 리 없다


무채색인 난 골방에 숨어 네모에 열중한다

포노사피엔스 대화방이 뜨거웠다

골방은 고도 높은 파도를 방어하는 최적의 공간


빨강과 파랑이 핏대를 세우다가도 회색분자가 더 나쁘다고 공격을 해온다

색상 분별도 못하는 무능아가 되고 만다


그들 소리를 모른 척한 것은 아니다 소리는 팽이처럼 귀를 후비고 돌고 돌아 검푸른 보랏빛을 냈다

겨울 같은 삼월이 노래를 한다

흰옷을 입고 봄을 부른다

 

유색종들이 개미떼처럼 거리를 잠식했다

메시아 같은 사명감으로 앞장선 유색론자들이 목청을 드높인다

어느 한쪽이 죽어야 끝나는 닭싸움처럼 휴대폰이 멍들고 있다


봄은 멀기만 하고 삼월이 지면 당신이 돌아올까


아버진 여전히 네모 속에서 비둘기를 날리신다


**********

시작노트


삼월이 어둡다.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극과 극을 달린다.

SNS에서 키세스 이미지가 도배되고 분노를 이끌어 낸다

양립한 줄다리기에 모두의 안전을 기원하고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날리는 사람도 있다.

적당한 이념의 대립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도 한다.

대외적인 정세와 경제를 간과하지 않기 때문


그러나 우리끼리 반으로 나뉘어 날을 세우는 모습이 우려스럽기만 하다.

연일 당파 싸움에  나라가 혼라스러울 때 외세침략이 있었고 넋 놓고 있을 때 이웃나라는 발전의 속도를 높이고 우릴 앞질렀다.


어느한쪽에도 끼지 못하고 걱정을 하는 사람은 지탄 받아야 할 회색분자일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사는 사람들일 뿐이란 생각을 해본다.


날씨까지 냉정한 현실을 대변하는 듯  얼어붙었다.

어서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핑크핑크한 세상이길 바라고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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