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햇살이 주저앉은 자리를 살피다

by 펠렉스

2월의 햇살은 발소리가 없습니다.

겨울의 완강한 빗장을 열고 내려온 온기가 텅 빈 들녘에 가만히 주저앉습니다. 그 햇살이 살며시 들여다보는 메마른 풀숲 사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태동하는 창조의 전율. 오직 2월만이 품을 수 있는 이 고요한 생동 앞에 마음은 벌써 봄의 입구에 서 있습니다.

햇살을 마중 나갔다가

느닷없는 2월의 심술궂은 바람에

어깨를 움츠려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봄으로 이어지는 이 길목에서

나는 다시 옷매무새를 단단히 고쳐 잡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저마다의 소음으로 시끄럽고

모든 것이 멈춰 선 것만 같은 나날들이지만,

가슴을 열어 행복의 마법이라도 걸어보고 싶건만

메마른 마음 틈새로 한 움큼씩 새어드는 찬 바람에

자꾸만 어두운 그늘이 고이기도 합니다.

도망치다 들킨 사람처럼

계획 없이 다급하게만 보낸 하루들,

이제는 미련 없이 허공으로 날려 보냅니다.

아무리 겨울이 길다 한들

기어코 봄은 오리라는 믿음으로

행복으로 가는 이정표를 다시 찾아봅니다.

이 세상 살아있는 모든 생명이

환한 내일을 맞이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희망의 봄을 소망하며

오늘도 당신의 건강한 하루를 위해

두 손 모아 낮은 기도를 보냅니다.

겨울 끝자락, 차가운 풀숲 위에 주저앉은 2월의 햇살을 살핍니다. 어김없이 찾아올 봄을 기다리며,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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