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2.

나만의 기대였다는 것을, 이제 안다

by 펠렉스

나이가 들수록
사람에게 품었던 기대가 얼마나 조용히 나를 다치게 했는지 알게 된다.
이 글은 그때의 서운함보다, 뒤늦게 남은 질문에 대한 기록이다.

한때 나는
나이가 들어서도 친구들과
예전처럼 가까이 지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 믿음은 따뜻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조금은 순진했다.

살다 보면
각자의 삶이 먼저가 되는 시기가 온다.
가정이 있고
책임이 있고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자리도 생긴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예전의 거리로
관계를 재보려 했다.

아무 일도 아니었다고 말하기엔
그때의 나는 잠시 흔들렸고,
크게 상처라 부르기엔
내 기대가 앞섰다.

이 나이가 되니
친구란
무언가를 증명해 주는 존재가 아니라
그저 가끔 만나
편히 웃을 수 있으면 충분한 사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그때의 기대를 조용히 접는다.

관계는 변한 것이 아니라,
내가 바라던 모양이 달라졌던 것뿐인지도 모른다.

(2010년의 나를 다시 읽으며, 관계를 다시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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