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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ice 유니스 Apr 06. 2022

봄이 오는 길

겨울 녀석은 성질이 급하다.


아직 짐도 풀지 않은 가을 녀석더러

빨리 방을 빼라고 재촉한다.


월급날 통장에 잠시 돈이 스쳐 지나가듯

가을 녀석은 그렇게 체취만 남겨놓고

도망치듯 쫓겨난다.


봄은 상냥하다.


언제쯤이면 봄이 올까

따스한 봄날을 꿈꾸며

혹독한 겨울을 견디다 보면

어느새 봄은 내 곁에 와 있다.


새색시 걸음걸이처럼 사뿐사뿐 다가온다.


아직은 알싸하지만 봄 향기 품은 바람이

“내가 왔어~”

귓가에 조용히 말을 건넨다.


매일 보는 출근길이지만

미처 알아보지 못한 개나리, 벚꽃, 목련에게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 어! 너도 피었구나? 안녕? ”


봄이 오는 길은

언제나 그렇게 정겹다.


나도 봄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 이미지 출처 : https://m.blog.naver.com/man69/30164888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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