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도 위로가 필요해.

by eunice 유니스

죽은 사람은 천국과 지옥에 가기 전에 하나님 앞에서 변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대.


사람들은 저마다 억울하게 죽었다고 하나님 앞에 하소연을 해댔지.


어떤 남성은 산업재해로 억울하게 죽었다고, 어떤 여성은 군대 내 성폭력을 당해서 자살을 했다고, 어떤 할머니는 자식들에게 전재산을 빼앗기고 고독사를 하셨다고, 어떤 학생은 학교에서 왕따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끓었다고, 어떤 할아버지는 지하철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해서 죽었다고, 어떤 장애인은 엘리베이터를 타다가 휠체어가 떨어져서 죽었다고, 어떤 갓난아기는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 뱃속에서 죽었다고....


하나같이 억울한 사연 없는 죽음은 없는 듯 했어.


하나님 앞에 나와 이야기하는 사람들 모두 울며 불며 통곡하였지.


하나님은 사연을 들어주실 때마다 꼬옥 안아주시며 함께 아파하시고 함께 울어주셨어. 눈물이 마를 새도 없어서 하나님의 눈가는 늘 퉁퉁 부어있었지.


허름한 옷을 입은 한 꼬마 아이가 하나님 앞으로 걸어 나갔어.


부모로부터 학대받아 죽은 아이였어.


아이는 하나님의 목덜미를 꼬옥 끌어안았어.


한참을 꼭 안아드리더니 귓속말로 속삭였지.


“ 하나님, 아까부터 제가 쭉 봤는데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하나님이 제일 많이 아프실 것 같아요.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위로해 주시는데, 하나님은 누가 위로해 줘요?

전 말이지요... 제 소원은요~ 하나님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요... 저희 부모님도 용서해주세요. 하나님. ”


하나님은 앙상하게 마른 아이를 꼬옥 끌어안으시고는 하염없이 우셨어.


한참을 우시고 난 후, 아이에게 귓속말로 나지막이 뭐라 뭐라 속삭여주셨지.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하나님 볼에 뽀뽀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천사들의 배웅을 받으며 어디론가 사라졌어.


하나님은 아이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환한 미소로 바라봐주셨어.


아이의 소원대로 하나님은 행복해지셨지.


정말 정말 오래간만에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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