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을 여미어 보아도
살갗으로 파고드는 날 선 겨울바람 때문에
추운 줄 알았다.
너무나도 오래도록
외딴섬처럼 살아와서
시퍼런 파도와 바닷바람 때문에
시린 줄 알았다.
그런데,
산다는 게 원래 춥고 시린 거더라.
아무리 옷을 두껍게 껴입어 보아도
겨울바람은 춥더라.
외딴섬에 가끔 배는 드나들지만
섬은 그저 섬이더라.
어디서 불어오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체
그저 내 안에서 맴도는 시린 바람 때문에
시퍼렇게 얼어버린 심장을 꺼내어
오늘도 신께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