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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ice 유니스 Jan 19. 2023

바람

옷깃을 여미어 보아도

살갗으로 파고드는 날 선 겨울바람 때문에

추운 줄 알았다.


너무나도 오래도록

외딴섬처럼 살아와서

시퍼런 파도와 바닷바람 때문에

시린 줄 알았다.


그런데,

산다는 게 원래 춥고 시린 거더라.


아무리 옷을 두껍게 껴입어 보아도

겨울바람은 춥더라.


외딴섬에 가끔 배는 드나들지만

섬은 그저 섬이더라.


어디서 불어오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체

그저 내 안에서 맴도는 시린 바람 때문에

시퍼렇게 얼어버린 심장을 꺼내어

오늘도 신께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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