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차
무서운 꿈을 꾸었는지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서 핸드폰을 열어보니
새벽 3시 반이다.
더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일어나
뭔가에 홀리듯 스르륵 주방으로 가서
이 것 저 것 뒤적여본다.
무심히 열어본 찬장에서 말린 도라지가 눈에 띈다.
순간 오래도록 기침을 하던 한 친구의 모습이
섬광처럼 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냄비에 물을 받는다.
말린 도라지를 흐르는 물에 잘 헹구어 냄비에 넣고 끊인다.
‘기침에 뭐가 좋더라...’
냉장고를 열어
얼려두었던 생강과 명절에 먹고 남은 배 하나를 발견하고는
마치 냉장고에서 노란 금덩이라도 발견한 듯
급격히 기분이 좋아져
그 새벽에 피식 피식 웃음이 난다.
황금빛깔 생강과 배를 썰어
도라지와 함께 팔팔 끊인다.
아무도 깨어 있지 않은 새벽에
내 주방은 알싸한 생강 향으로 가득 찬다.
마지막으로
달콤한 꿀을 넣어
완성된 따뜻한 도라지차를
조심스럽게 보온병에 담는다.
그리고 내 마음도 함께 담아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