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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미커 리포트: AI가 바꾸는 5가지

메리 미커 보고서로 살펴본 미래

by 윤세문

기술과 투자 업계의 ‘인터넷의 여왕’으로 불리는 메리 미커(Mary Meeker)가 이끄는 벤처캐피탈 BOND Capital은 2025년 5월, 인공지능(AI)에 대한 방대한 리포트 「Trends in Artificial Intelligence」(총 200페이지 이상)을 발표했다.


이 리포트는 AI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산업 구조, 기술 발전 속도, 투자 흐름, 지정학 질서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현재의 AI 혁신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글은 그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핵심만 정리한 요약본이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가 어떤 전환점 위에 놓여 있는지를 함께 짚어본다.


meeker.PNG 메리 미커의 Trends in Artifial Intelligence 리포트


� 원문 리포트 보기:

BOND Capital – Trends in Artificial Intelligence (2025)


1. AI, 그야말로 ‘초고속’ 성장 중

AI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보다 훨씬 빠르게 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OpenAI의 ChatGPT는 출시 23개월 만에 월간 사용자 5억 명(MAU)을 넘겼고, 이는 다양한 기존의 플랫폼인 TikTok(9개월), Instagram(2.5년), iPhone(수년)에 비해 압도적인 속도다. 이러한 확산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AI가 디지털 시대의 기본 인터페이스로 자리잡고 있음을 뜻한다.


대화형 UI의 직관성, 방대한 훈련 데이터, 초대형 언어 모델의 발전이 함께 만들어낸 이 속도는 기술 도입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내고 있다.


2. AI 경제학: 훈련은 비싸지만, 사용은 싸다

AI 모델 훈련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최신 초거대 모델 하나를 훈련하는 데는 수십억 달러가 들며, 2025년에는 100억 달러 단위의 모델 훈련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AI를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추론 비용)은 거의 공짜 수준으로 낮아졌다.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언어 모델 추론 단가는 무려 99.7% 하락했다.
이는 기업이 대규모 사용자에게 AI 기능을 부담 없이 제공할 수 있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다.


*OpenAI와 경쟁사들의 사용자당 수익 비교

수익화는 AI 산업의 현재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다. 아래는 주요 AI 기업들의 사용자 규모와 수익을 비교한 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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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치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AI는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기업은 명확한 수익화 모델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가령 OpenAI는 폭발적인 사용자 수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ARPU는 연간 약 11.5달러 수준으로, 이는 Meta의 Facebook(약 35달러), Spotify(23달러), YouTube(15달러)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는 AI 서비스가 사용 빈도와 영향력은 이미 메이저 플랫폼에 근접했지만, 수익화 구조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로선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며 생태계를 선점하고, 미래 수익 모델을 실험하는 시기라 볼 수 있다.


3. 뜨거운 경쟁: 오픈소스와 중국의 부상

AI 산업은 전례 없는 경쟁 구도 속에 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재, 생태계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복합적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오픈소스와 중국이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Meta의 Llama를 비롯해 Mistral, DeepSeek 등은 저비용 고성능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AI 생태계를 민주화하고 있고, Hugging Face에는 116만 개 이상의 모델이 올라와 있다. 중국 기업들 역시 정부 주도의 강력한 전략 하에 자체 LLM을 출시하고 있으며, DeepSeek, Qwen, Ernie 등은 일부 벤치마크에서 OpenAI 모델과 동등하거나 앞서는 성능을 보여준다.


4. AI, 현실 세계와 연결되다

AI는 더 이상 데이터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자율주행, 농업, 국방 등 물리적 세계에서 행동하는 ‘지능형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거리 40억 마일 돌파

Waymo는 샌프란시스코 택시 시장 27% 점유

Carbon Robotics는 AI 제초 로봇으로 농업 혁신

Anduril은 자율 방어 드론으로 국방 패러다임 전환

이처럼 AI는 현실을 바꾸는 실질적 존재로 기능하고 있으며,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5. 일과 인터넷의 미래도 재정의된다

앞으로 인터넷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은 웹 브라우저 대신 AI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지식에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언어 장벽과 문해력의 한계를 허물고, 새로운 정보 접근 방식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AI는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문제 해결과 판단까지 수행하는 인지적 자동화를 실현하고 있다.
최근 모델은 고등학생 수준에서 박사과정 수준으로 빠르게 발전했으며, Shopify, Duolingo, Klarna 등은 ‘AI 우선 전략’을 도입하여 전사적으로 AI 활용 능력을 필수화하고 있다.


“AI가 당신의 일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AI를 사용하는 사람이 당신의 일을 빼앗는다.”
— 젠슨 황 (NVIDIA CEO)


마무리: 지금은 AI 혁신의 초기 국면

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핵심 메시지를 전한다:

AI는 기술을 넘어 플랫폼이며 인프라다.

지금은 엄청난 선투자가 필요한 시기이며, 수익화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사용자 기반 확보와 생태계 주도권은 미래 수익의 기초 자산이 된다.

결국 수익화 전략을 먼저 정교하게 완성하는 자가 AI 2막의 승자가 될 것이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새로운 AI 모델과 기술들을 보고 있노라면,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도 금세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AI 시대의 기회이자 시험대이다. 기술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고, 변화의 맥락을 깊이 이해하며, 민첩하게 움직이는 개인, 기업, 국가는 다가올 AI 시대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변화의 관찰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주도하는 설계자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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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BOND Capital – Trends in Artificial Intelligence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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