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직원이 백인인 직장에서
한동안 나는 한국인 동료를 찾으려 애썼다.
그러다 어느 날,
직원 명단을 스크롤하다가
‘Kim Youngman’이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김. 영. 만.
와— 이건 거의 시그널 같았다.
한국 이름, 세 음절,
게다가 남자 이름이다.
어쩌면 이 미국 깡촌에서
내 유일한 연대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망상을 품고
나는 그가 일한다는 부서를 찾아갔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있는
백인 여자를 만났다.
“혹시 당신이 김영만…씨인가요?”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비슷해요. 이름은 킴이고,
성은 영맨(Youngman)인데요.”
그러니까
킴 영맨은 김영만이 아니었고,
나는 그날 점심시간에
홀로 킴밥을 꺼내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