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진네 식당
원주 전통 시장 안, 예진네 식당
어떤 노인이 홀로 자리를 잡는다.
식당의 두런거리는 소리는
노인의 자리를 비껴간다.
종업원이 잽싸게 내려놓은 만둣국 한 그릇,
노인은 숟가락을 그릇 안으로 몇 번 가져가다
멈춰 버리고 만다.
… 약봉지에서 알약을 꺼내
삼키고는
한숨을 길게 내쉰다.
얼룩 묻은 남색 근로복 위로
김이 솟구쳐 흐릿한 무늬를 덧입히고,
마른기침이 공기 속을 흔든다.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몇 장이
테이블 위에 남는다.
느리게 몸을 일으키는 노인,
한때는 양푼의 식은 밥을 두고
동생과 눈흘기며
숟갈 싸움하던*
그 아이이기도 했다.
*황지우 시인의 <거룩한 식사>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