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집트를 탈출하여
몇몇만 건넜다던 바다를 건넜습니다
그러나
바라던 땅을 밟았다는 흥분은
사막의 뜨거운 기운에 순식간에 증발했고
이집트에서 입고 온 옷은
이곳의 기온과 맞지 않았습니다
야자수, 오아시스, 젖과 꿀이 흐른다는 땅은 저 멀리 옮겨졌고
떠나온 곳이 그리울 만큼 이곳은 괴로웠습니다
그때 모세는 말했습니다
만나는 하늘에서 떨어지지만
네 입으로 곧장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날마다 바구니를 준비해
들판으로 나가야 한다고
마른땅에 내려앉은 작은 응집
순식간에 사그라질 수 있는 결정체
천사들이 먹다 남긴 부스러기
나는 급히 바구니를 채우며
내 꿈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에게 없었던 아름다운 것들이여!
나는 빵을 구울 겁니다
옆집에서 빌려온 반죽들은 잠시 미뤄 두어도 좋습니다
치대고, 누르고, 떼어내어
윤동주를 사랑한 할머니가 구워 오신 빵,
어떤 아저씨가 건네준 스노 볼 같은 빵,
바다 건너 의사 선생님이 보내 준 바람의 말과 같이, 맛있게 구울 겁니다
(내 혓바닥에 그 빵들이 닿은 순간을 나는 잊지 못합니다)
설령 아무도 군침 삼키지 않는다 해도 괜찮습니다
나는 굽는 동안 번져오는 냄새 속에서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아니, 만나를 거두는 지금
나는 벌써 배가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