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smellperfumes Jul 10. 2022

코티 시프레 (1917)

빈티지 향수 리뷰

들어가며


먼저, 코티 시프레는 현대에 와서 만들어진 시프레라는 향수 계열의 시초가 되는 아주 중요한 향수다. 시프레라는 단어가 생소한 독자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관련해서 짧게 적은 글을 링크해 놓겠다.

 

https://brunch.co.kr/@abaded695fd0401/5


빈티지 향수를 구매했을 때, 이 향수병이 몇년도에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찾아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서양 향수 블로그를 찾다 보면 이런 것을 정리해놓은 사람들이 나타나곤 한다. Raidersofthelostscent, cleopatrasboudoir, kafkaesque(이 블로그에선 모든 향수에 대해 그러는 건 아니고 몇몇 향수에 대해서만 연도를 찾는 방법을 정리해놨다)등 여러 블로그가 있고, 여기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기 어려울 때에는 예전에 언급했던 basenotes 포럼에서 빈티지 향수 쪽을 가면 이게 언제쯤의 향수인지 물어보는 섹션이 따로 있으니 거길 이용하길 바란다. 나는 내가 소장한 코티 시프레 향수병의 연도를 찾는데에 대해서는 밑의 링크를 참조하였다.


https://cotyperfumes.blogspot.com/p/standard-coty-flacons.html


여기에 따르면, 나는 코티 시프레 퍼퓸과 코티 시프레 오 드 뚜왈렛을 가지고 있는데, 퍼퓸의 경우에는 1935년 이후 제품, 그리고 오 드 뚜왈렛의 경우 1920년 이후 제품이다. 혹시 나처럼 수집을 하고 싶을 사람이 있을까봐 사족으로 적는데, 빈티지 코티 시프레의 경우 60년대에 단종되었다가 마이클 에드워즈에 따르면 1986년에 다시 생산된다. 이 당시, 즉 80년대에 재출시된 코티 시프레는 1. 금색의 튤립같이 생긴 뚜껑 혹은 2. 흰색 플라스틱처럼 보이는 뚜껑 혹은 3. 금색 테두리를 가진, 문어모양 초록색 라벨으로 구별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80년대에 재출시된 코티 시프레는 1917년에 출시된 코티 시프레와 향이 다르므로(더 파우더리하다는 평이 많다) 빈티지 향수 리뷰를 볼 때 이게 1917년대에 출시된 거였는지, 아니면 80년대에 재출시된 거였는지 구분해서 읽어야 도움이 된다.


3번의 예. 사진 출처: https://thescentedhound.com/2012/12/09/a-long-lost-love-chypre-de-coty/cotychypreboxed

많은 빈티지 향수의 경우 이미 어떤 노트가 들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역사의 바닥 속으로 사라졌고 사람들이 추측하는 것만 남아있기 때문에, 무슨 노트가 들어갔는지에 대해 탑/미들/베이스로 나눠서 일일히 적는 것은 시간낭비일 것이라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에서 향수를 리뷰할때는 철칙이 하나 있는데, 바로 피부에 착향한 향수만 리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공간에서는 향수를 리뷰하기보다는 설명하는 것에 더 가깝기 때문에, 피부 뿐만 아니라 시향지에도 뿌리고 시험해봤다. 나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빈티지 코티 시프레를 구할 여력이 여러 이유로 인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대략 어떤 향이 나는지 설명하여 감이 오게 하는 것이지, 이거는 정말 좋다, 이거는 좀 아니다 라고 평가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의 모든 리뷰/설명문은 사실 피부와 시향지 모두에서 실험을 통해 얻은 관찰의 나열에 가장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향수 리뷰


내가 소장한 코티 시프레가 다른 사람들이 소장한 코티 시프레와 조금씩 차이가 날 수도 있다. 다른 연도에 만들어졌거나, 어떤 사람은 나보다 더 잘, 혹은 더 안 좋게 보관되었던 물품을 구매했을 수도 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소장한 코티 시프레. 왼쪽이 오 드 뚜왈렛이고 오른쪽이 오 드 퍼퓸이다.


1. 빈티지 오 드 뚜왈렛: 시향지에서


첫 향은 베르가못 향이 아주 강하게 났다. 그러나 퍼퓸과 비교했을 때 뚜왈렛에서는 향이 훨씬 약하고, 가벼운 느낌을 줬다. 뿌린지 대략 4분 후, 베르가못 향이 나다가 약간의 플로럴함이 점점 나기 시작하는데, 이게 어떤 플로럴인지 하나하나 분석이 가능하기보다는 서로 섞여 추상적인 "꽃"향을 나는 것에 불구했다. 5분쯤 지났을 때, 플로럴함과 섞여서 오크모스 특유의 숲 바닥같은 향이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전반적으로 시향지에서 확산력이 굉장히 약하기 때문에 맡기가 어려웠다. 그저 플로럴함과 섞여 희미한 진한 초록빛, 숲 같은 향이 나는 것 뿐었이다. 9분 후에도 이런 숲 같은 향은 계속되었다. 30분이 지났을 때쯤 플로럴은 많이 사라지고 숲 바닥 같은 향이 나는데, 여기에 애니멀릭한 향과 레진같은 향이 섞여, 향에서 조금 더 따스한 느낌을 주었다. 1시간 20분 후에 뚜왈렛은 거의 사라졌으나, 아까 전의 애니멀릭한 향과 레진향이 완전히 주를 차지해, 오크모스는 그저 특유의 향이 나는 가루를 위에 뿌린 것처럼 연하게, 향이 너무 애니멀릭하지 않게만 해주었다. 시향지에서는 대략 2시간 정도 나고 사라졌다.  


2. 빈티지 오 드 뚜왈렛: 피부에서


피부에서는 처음에 알콜향이 조금 나다가 바로 반짝이는 베르가못과 약간의 레진향으로 변했다. 피부에서 시향지보다 훨씬 강한 향이 났지만, 그래도 퍼퓸만큼 강하진 않았다. 대략 3분이 지난 후 피부에서 오 드 뚜왈렛은 자스민과 오렌지 블로섬 같은, 화이트 플로럴 향이 나기 시작했다. 또한 아이리스향인지 약간 파우더리한 뉘앙스도 있었는데, 뚜왈렛의 경우엔 여기에 오크모스향도 약간 가미되어서 밝은 화이트 플로럴을 어두운 오크모스가 대비를 통해 더 강조해주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이런 플로럴한 향이 하나하나 다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며 빛나는 것은 아니고, 서로 섞여서 추상적인 화이트 플로럴 뉘앙스를 내기 시작했다. 7분쯤 지나자 뚜왈렛은 퍼퓸에 비해 더 가볍고, 상쾌하고, 덜 애니멀릭하고 더 그린한 향을 내기 시작했다. 퍼퓸과 비교하면 레진향이 아주 살짝 자신의 그림자만 보이는 느낌인데, 대략 12분이 지나자 아까 전의 오크모스가 인센스같은, 스모키한 뉘앙스를 품어 더욱 어두운 향을 내기 시작했다. 그런다고 해서 플로럴함이나 이런게 다 사라진 것은 아니고, 플로럴함과 함께 허브함이 더불어져 향을 더 그린한 방향으로 가져갔다. 그러나 15분이 지난 후에는 특이하게 레진향과 함께 소량의 패츌리향이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이게 오크모스에 더 흙과 같은 뉘앙스를 추가해 주었다. 30분이 지난 후, 뚜왈렛은 퍼퓸보다 더 파우더리하게 변했다가 오크모스의 숲 바닥같은 향과 주도권을 쥐려 엎치락뒤치락했다. 45분이 지났을 때는 다시 오크모스 향이 주가 되었고, 1시간 후에는 확산력이 떨어져 약간의 오크모스 느낌을 주는, 대략 피부에서 1cm 정도에서나 맡을 수 있는 향이 되었다. 그러나 아예 사라지지는 않아서 3시간 후에도 오크모스 향을 느낄 수 있었는데, 대략 5시간 반이 지난 후에나 완전히 사라졌다.


3. 빈티지 퍼퓸: 시향지에서


이 경우에도 역시 베르가못으로 시작하는데, 퍼퓸의 경우 뚜왈렛보다 훨씬 더 강한 베르가못이 나서 정말 반짝이고 싱그러운 느낌이 들었다. 뚜왈렛과 같이 플로럴한 향이 4분 후에 나기 시작했는데, 비슷하게 추상적이고 어떤 플로럴이 들어갔는지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5분 후에 굉장히 많은 레진향과 오크모스 향이 강하게 나기 시작했는데, 퍼퓸의 경우 베르가못이 아예 사라지지 않아서 9분 후의 경우엔 레진향과 오크모스 향에 좋은 대비를 이뤄 더욱 향에서 반짝이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계속되었는데, 대략 12분 후의 경우 퍼퓸에서 플로럴한 향이 좀 더 강하게 났었다. 20분 후 퍼퓸에서 시벳 향이 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플로럴함과 파우더리함이 섞여 좀 더 빈티지한 느낌을 줬다. 30분 후에 퍼퓸에서는 아까 전의 시벳, 오크모스, 플로럴함, 파우더리함을 제치고 레진향이 주가 되었고, 40분 후에는 이 애니멀릭함에 허브향이 소량 느껴졌다. 1시간 20분쯤에는 뚜왈렛과 달리 레진향과 애니멀릭함 못지 않게 오크모스향이 강하게 났다. 이렇게 오크모스 향이 나는 상태로 큰 변화 없이 30시간 이상 지속되었다.


4. 빈티지 퍼퓸: 피부에서


피부에서는 시향지와 달리 소량의 알콜향이 나다가 뚜왈렛과 흡사하게 반짝이는 베르가못과 배경의 레진향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뚜왈렛과 달리 3분 후에 퍼퓸의 경우 플로럴한 향이 나긴 하지만, 화이트 플로럴보다는 장미향이 훨씬 더 많이 났다. 비슷하게 아이리스의 파우더리함이 추가되어 장미를 더 부드럽게 해주었는데, 뒤에서 자스민향이 살짝 나며 장미를 받쳐주는 느낌을 주었다. 뚜왈렛과 달리 꽃향을 하나하나 구분할 수 있었다. 7분쯤 지나자 퍼퓸은 레진, 오크모스, 시벳, 인센스 노트가 나기 시작했는데, 특히 시벳 향이 많이 나서 애니멀릭한 뉘앙스를 주었다. 9분 후에 퍼퓸은 가볍고 상쾌한 뚜왈렛의 느낌과 달리 빈티지 향수스러운, 시벳과 오크모스와 스모키함이 섞여 굉장히 클래식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다 12분쯤에 퍼퓸에서 갑자기 플로럴함이 이 무겁고 진한 향 사이로 거의 폭발하듯이 나기 시작했는데, 특이했던 점은 자스민향과 함께 아까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라일락 향이 강하게 났다는 것이다. 16분 후에 퍼퓸은 다시 파우더리한, 오크모스와 애니멀릭한 향으로 변하는데, 동시에 아까 전의 플로럴함이 남아 좋은 대비를 이룬다. 20분 후 퍼퓸에서도 뚜왈렛에서처럼 소량의 패츌리향이 나는데, 뚜왈렛에서 패츌리가 바로 눈에 띄었던 것과 달리 퍼퓸에서는 향에서 나는 여러 향 밑에 깔려서 아주 약간의 존재감만 비칠 뿐이었다. 30분 후 퍼퓸은 뚜왈렛보다는 덜 파우더리하고 오히려 어둡고 무거운, 레진과 애니멀릭한 방향으로 갔는데, 너무 애니멀릭해서 얼마나 많은 시벳이 들어갔을지 궁금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게 완전히 시벳향만 나는 것은 아니었고 플로럴하고 그린한 뉘앙스도 있었으며 45분 후에는 뚜왈렛이 그냥 오크모스향이 주가 되었던 것과 달리 허브함, 애니멀릭함, 레진향, 그린함이 섞여 더 많은 풍부함과 풍성함을 느낄 수 있었다. 1시간 후에는 뚜왈렛의 확산력이 떨어진 것과 달리 오크모스향을 20cm 밖에서도 강하게 느낄 수 있었고, 대략 1시간 반 후에는 다시 플로럴함과 파우더리함이 나기 시작했다. 3시간 후에 퍼퓸은 오크모스향으로 변했고, 이 형태로 대략 24시간이 넘게 지속되었다.



코티에 대하여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코티의 시프레에 대한 내용은 위에 링크한 시프레에 대해 설명한 글에서 많이 적었으므로 향수 시프레에 관련한 내용은 쓸 게 많이 없었다. 그러므로 프랑수아 코티에 대한 내용을 짧게 쓰겠다. 코티의 처음으로 성공적인 향수는 라 로즈 자끄미노(1904)라는 향수인데 처음엔 아무도 사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날, 백화점에서 코티는 이 향수병 하나를 떨어트렸고, 향이 퍼지자 여자들이 몰려들어 사겠다고 하여 유명해지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이게 정말 실수였는지, 몇몇 여자들에게 코티가 돈을 주고 고용했는지(코티의 어머니가 이 백화점에서 근무했다)는 확실하지 않다.


코티는 이후에도 시프레(겔랑의 미츠코가 여기서 영감을 받았다는 가설도 있다), 로리간(겔랑의 뢰르 블루가 여기서 영감을 받았다는 가설도 있다), 에메로드(겔랑의 샬리마가 여기서 영감을 받았다는 가설도 있다), 레망(코티의 샤넬 No.5로 퍼진 알데하이딕 플로럴 계열 트렌드에 맞춰 낸 향수다) 등 여러 향수를 내면서 승승장구했고, 우비강을 매입하려 했으며, 처음으로 향수병이 아름다워야 잘 팔릴거라는 생각을 하여 1905년에 르네 라리끄와 협업해 예술적인 향수병을 고안해내기도 했다. 또한 처음으로 다른 향수에 다른 색깔로 포장하는 생각을 해냈으며(에메로드는 초록색, 시프레는 민트색, 레망은 분홍색 등등), 부자들한테는 아름답고 귀한 라리끄 크리스탈 병에 든 향수를, 중산층과 저소득층에게는 더 단순하고 작은 병에 든 향수를 파는 식으로 대중에게 먹힐 만한 전략을 짰다. 또, 같은 향이 나는 향수, 로션, 비누, 파우더, 기타 화장품 등이 들어있는 향 제품 세트를 고안해낸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당시에는 많이 백안시되던 합성향을 섞어 향수를 대량생산해서 생산가를 낮췄고 이를 통해 그 전에는 엘리트층의 전유물이었던 향수를 대중에게 퍼트릴 수 있었다. 1921년에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미국에 지점을 내기도 했고, 1929년에 당시 재산이 대략 (당시 돈으로)3천4백만 달러로 추산될 정도로 부유했다. 하지만 당시 향수는 엘리트 귀족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다른 향수 업계 인물들은 이런 향수의 대중화에 힘쓴 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이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로는 프랑수아 코티가 에메 겔랑과 샤를 갈레가 만든 향수 제작자를 위한 단체에 계속 참가신청을 냈지만 거부당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평생 극우였으며, 1922년에는 <르 피가로>라는 우파 신문을 인수해 <피가로>라고 부른 후 더욱 극우적인 논지를 전개하기도 했고, <민중의 벗>이라는 신문을 1928년에 창간했는데 이 신문에 쓰인 내용 때문에 1933년에 유대계 프랑스인 참전군인 비하로 법정에 서기도 했고, 극우 파시스트 단체에 기부했으며 심지어는 자신이 극우 파시스트 단체를 만들고 스스로를 프랑스의 무솔리니로 칭하기도 했다. 그는 유대인들이 대공황을 일으켰다고 주장했고, <민중의 벗>이나 <피가로>외에도 다른 반유대인 신문이나 타블로이드 잡지를 운영하기도 했으며 나치를 찬양하는 사람들을 고용했다. 민주주의적인 프랑스 정부가 보나파르트주의자들이나 파시스트에 의한 정부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이런 극우쪽 정치활동에 대한 투자, 1929년의 대공황, 그리고 1929년의 이혼으로 인한 위자료 지불 문제 때문에 1934년 코티가 60살의 나이로 죽을 때는 재산이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


코티사는 프랑수아 코티와 이혼한 아내 이본느에게 위자료 일부로 넘겨졌는데, 1963년 이본느는 화이자에게 코티가문과 관련있는 사람은 회사일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회사를 넘겼고, 지금의 코티사는 프랑수아 코티와 전혀 관련이 없다.

 


끝맺으며


시프레 향수에 익숙한 사람들은 코티의 빈티지 시프레를 맡았을때 별로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굉장히 오래된 향수라 보존이 잘 안 된 경우 희미할 수도 있다. 디올 미스 디올 오리지널 같은 경우 탑 노트에서 훨씬 그린하고, 로베르트 피게 방디(혹은 밴디트)의 경우 더 존재감이 강하며, 로샤스 팜므나 겔랑 미츠코의 경우 훨씬 프루티하다. 반면 코티의 시프레는 시프레의 시초긴 하지만 동시에 시초였기 때문에 겔랑이나 디올의 세련된 우아함이 부족하고, 당대에는 굉장히 충격적이었으나 그 후 100년 넘게 지난 현재, 그 한 세기동안 나온 여러 시프레를 맡아본 독자에게는 이게 뭐 그리 대단한지 감이 잘 오지 않을 수 있다. 혹은, 시프레에 익숙치 않은 독자일 경우 왜 이런 향이 몸에서 나길 원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향수가 향수 역사에 남긴 족적은 지울 수 없으며, 이 향수 하나가 위에 나열한 모든 향수를 탄생시킨 장본인이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첫 발걸음을 내딛은 시프레의 디딤돌이자 청사진으로서 약간의 투박함이나 거친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이 향수가 어떤 향을 가졌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구조를 파악해야만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어떻게 이 구조에서 내가 뭘 더 첨가하고 비틀고 창조적으로 재해석하여 혁신을 이룰지 영감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향수를 만들거나 감상하거나 혹은 즐기는 사람들이 이 글을 통해 시프레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