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과 유머가 넘치는 그 나라 사람들과 사랑에 빠진 이유
멕시코라고 하면 카르텔이나 타코 정도만 떠올리던 내가, 지금은 그 멕시코에 살며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인생이 이렇게 180도 바뀔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앞으로 나의 멕시코 이야기, 국제결혼, 문화 차이 등등 많은 이야기들을 나눠보려고 한다.
내가 멕시코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곳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멕시코계 미국인들이 있었고, 그들은 외국인이었던 나에게도 거리낌 없이 다가와주었다.
정이 많고, 유쾌하고, 따뜻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친근함! 한국 사람들과 닮아 있었다.
함께 웃고, 같이 식사하고, 진심 어린 위로를 나누었던 시간들이 내게 멕시코라는 나라에 대한 호감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었다.
당연히 멕시코가 좋아서 국제결혼을 한 것은 아니다.
어느 날, 문득 스페인어가 배우고 싶어졌다. 단순한 언어 공부였지만, 사실은 그 문화의 따뜻함을 더 알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렇게 언어 교환 앱을 설치했고, 많은 나라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멕시코 사람들과만 대화를 이어가게 되었다.
그들은 유쾌했고, 진심이 느껴졌다. 유머가 넘치는 그들의 말투, 나를 배려하는 따뜻한 분위기.
“이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이렇게 즐거울 수 있구나”라는 걸 매일 느꼈다.
'그러던 중 한 여자를 알게 되었고, 유독 대화가 너무 재미있어 밤새도록 한동안 우리는 대화를 했었다.. 얼굴도 모른 채로, 목소리도 모른 채로.. 그것도 5년 동안....'
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자세히 공유하고 싶다.
내가 멕시코 사람과 결혼하게 된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문화
멕시코 사람들은 가족을 정말 소중히 여긴다. 부모와 자식, 형제, 사촌까지…
그러다 보니, 가족 간의 사랑이 넘치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챙기고, 그리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건강한 정신과 마음을 기를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문화 속엔 늘 웃음이 있고, 낙천적인 기운이 흐른다.
2. 대화의 방식
멕시코 사람들의 대화는 특별한 주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대화를 쭉 한다. 오늘 뭐 했는지, 뭐 먹었는지, 등등 그러면서 중간중간 대화에 양념을 치고 중간중간 다른 사람들도 대화에 끼어 농담을 만들어 낸다. 웬만하면 불필요한 논쟁, 감정을 상하게 하는 대화는 잘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무 낙천적이어서 예를 들어, 식당에서 음식이 늦게 나와도 그냥 운이 안 좋은 테이블인가 보다 하고 넘어간다. 그러면서 대화를 2시간 정도 한다. 음식은 그냥 거들뿐이다.
이제 나 역시도 멕시코 가족들과 카페에서 4시간 정도는 떠들 수 있다.
3. 한류문화 덕분에 열린 마음
솔직히 말하자면, 한류문화 덕을 톡톡히 봤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다. BTS 같은 글로벌 KPOP 가수들과 K-드라마, 음식까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멕시코 사람들 덕분에 처음부터 벽이 낮았다.
한국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좋고, 쉽게 마음을 연다.
덕분에 나 역시도 멕시코 여자와 결혼하고 현재 멕시코에 살 고 있는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처음엔 단지 따뜻한 사람들과의 대화가 좋았고, 멕시코 문화가 궁금했을 뿐이었다. 그런 작은 호기심이 언어를 배우게 만들고, 마음을 열게 했고, 결국 인생의 방향까지 바꿔 놓았다.
하지만, 어느 외국이 그렇듯 이방인으로써, 멕시코에서의 삶은 여전히 낯설고, 매일 매일 문화 차이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 속엔 사람 냄새 나는 유쾌함과, 정 많은 따뜻함이 있다.
그래서 누군가 내게 다시 묻는다면,
“왜 하필 멕시코였어?”라고.
나는 웃으며 대답할 것이다.
“그냥… 사람이 참 좋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