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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사장 Jun 18. 2023

나만의 반성문

글쓰기는 습관이다.

브런치에 연초에 글을 쓰고 근 5개월 만에 다시 글을 쓴다. 그래서 나만의 '반성문'을 써본다.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이제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자'는 결심을 했었다. 하지만 퇴근하면 오늘 고생했으니 쉬어야한다며, 주말이면 온전히 쉼의 시간을 갖겠다며 이런저런 핑계로 해이해지면서 글쓰기는 멀어져갔다. 그래서 누군가는 작심삼일을 사흘마다 해서 마음을 다잡아야한다고 말했나보다.


읽는 것도 소홀했고, 따라서 생각을 하고 정리하는 시간도 부족했으며, 자연스레 글쓰기도 내 일상생활 사전에서 희미해져 갔다. 이제 다시 마음을 다잡아본다. 내 스스로도 흡족하고 남에게도 인정받는 그런 완벽한 글을 쓰려다보니 부담감이 컸고, 그 부담감은 글쓰지 않는 좋은 핑계가 되었다. 사실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글쓰는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한 나여서 그 글쓰기의 맷집을 키우고 나만의 글 '자산'을 쌓아보자는 순수한 취지에서 브런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몇몇의 주위 사람들에게 내가 쓴 글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를 듣자 더 잘써야겠다는 욕심과 책임감이 커졌다.


이제 나는 부족해도 다시 글을 쓰려 한다. 나에겐 여전히 글의 소재가 지천에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글쓰기 소재가 존재할 것이다. 글쓸 것이 많아서 쓴다기보다 글쓰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활동중에 하나이며,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하는 행복한 일이기 때문에 나는 '써야만' 한다. 그렇지만 글쓰기가 책임과 의무의 영역이 아닌 놀이로써 지속해야 하는 일이고 싶기에 자유적금처럼 쓸 계획이다. 정기적금처럼 연재 형식으로 게재하다보면 글의 양은 많아지지만, 어느 순간 글쓰기에 동반된 즐거움은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입금된다면 정기적금은 물론이고 많은 글을 쓰는 정기예금도 가능하겠지만.


사람이 읽기만 한다고 해서 그것이 내것이 되진 않는다. 읽으면 생각하고 정리하고 쓰기를 통해 내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읽기의 완성은 쓰기다. 읽으면 왠지 내 것이 되었다는 착각이 들지만 어디까지나 오해다. 읽은 것들에 더해 관련된 정보를 더 찾아보거나 알아보고 거기에 내 생각을 더해 쓰기를 하면서 온전한 체득이 필요하다. 읽기는 채우는 과정이고, 쓰기는 비우는 과정이다. 채웠으면 비워야 하고, 비웠으면 다시 채우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이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이제 어느 정도 비웠으니 다시 채우고 비워야겠다. 완벽하지 않아도, 남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입금이 되지 않더라도 나는 글을 쓰겠다.


글쓰기는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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