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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덕임 Aug 14. 2022

내 인생 첫 재판

나는 이혼소송중이다

남편은 프로포즈할 때 나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이손을 놓지않을게" 라고 말했다

그 말을 철썩같이 믿었고, 나는 남편과 가정을 일구며 평생 함께할 줄 알았다


평소에는 대범하다는 소리를 듣는 나도 움찔 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법'

괜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법' 이란 단어만 들어도 내 행동거지를 다시 살펴보곤한다

그런 내가 처음 '소장' 이란걸 '법원' 이란걸 '변호사' 라는걸 겪게 되었다


이혼을 하기전 남편에게 나는 이렇게까지 밑바닥을

봐야하는건지 몇번을 물었다.

물론 소리없는 아우성같은 외침이었다


한 때 사랑했던 우리가 갑자기 이혼소송이라니

그렇게까지 미워했고 죄를 지은게있나..?

나는 그 부분에서 참 많이도 힘들었다


남편은 부부싸움을 시댁에 알린 그 이후로 단 한번도

나와 이야기를 나누지않았다

대신 모든 소통은 시어머니가 했으며

우리의 이혼도 시어머니가, 그리고 소송역시

시댁측에 의해 결정 되었다


결혼의 종지부가 시댁에 의해 결정되면서 ,

나는 한편으로는 우리의 이별을 받아들이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이 모든게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단 일주일만에 모든게 무너지고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사이에서

세상에서 가장 밑바닥을 보여줘야하는 사이가 됐다


지금도 뭐가 맞고 틀린지 모른다.

다만 처음 이혼소송을 듣고 찾아간 변호사가

했던 말이 떠올른다


"많이 힘드셨을거 같은데 남편분에게 굉장히

맞춰주시려고 하네요? 이미 아름다운얘기는 다 끝난 것 같은데..."


이혼을한다는 여자치고는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싶어하지도

몇 시간을 엉엉 우는 나를 보며 당시 상담하던

변호사는 '참 세상물정 모르고 딱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했던말이

" 쓴소리 할게요. 세상에 변호사를 만나서 이렇게

  자문을 구하고 법률 상담을 받는케이스가 얼마나

 될까요? 하위5프로입니다. 근데 여기서 실제

 소송으로 이뤄지는 건 단 3프로..

 남편분은 지금 아내분을 하위5프로에서 3프로로

 끌고 가고있어요.  정신차리세요"


이 얘기를 듣고 나는 두 달을 더

소송을 고민했고, 더이상 변호사 사무실을 찾지

않았다. 다만 망가져 버린 내 일상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병원을 다니면서 나는

길고긴 싸움을, 그리고 남편과의 이별과 동시에

소송을 결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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