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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gdong Nov 10. 2023

Ep.01 30대 흔한 직장인의 퇴사준비

꿈만 꾸었던 퇴사, 막상 실행으로 옮기려니 뭐 이리 해야할 게 많아?


지금의 회사를 그만두기로 확신했다.

퇴사는 아파트 잔금이 끝나는 2024년 4월. 이제 6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시간.



세계여행 후 5년동안 조그마한 스타트업에 뛰어들어 그 동안 해 보고 싶은 일들도 많이 해보고 다양한 경험도 정말 많이 했지만, 뭔가 내 삶에 대해 내가 계속 만족하지 않고 있었다.



'이게 과연 맞는가? 내가 원하는 삶이 바로 이런거 였나?'



단칸방에서 시작했던 조그마한 스타트업 회사가 이제는 사옥을 짓고 법인으로 새로 전환하는 지점까지 왔다. 주 4일 근무하며 이제는 억대 연봉을 받는 나름 C자 들어가는 높은 지위에 아래 직원들도 여러명이 생겼지만, 회사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내가 뭔가 일을 펼칠 수 있는 자유도는 점점 줄어들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도전해 보기 보다는 회사를 유지, 관리하고 기존에 진행되는 사업들을 처리하기 바쁜 일상이 매일 같이 반복되니 삶의 재미를 잃어버린 기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직장을 관두고 싶어지는 마음이 어느 새 스멀스멀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스멀스멀 들기 시작한 마음이 어느덧 3년째를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 회사의 방향성에 추가적인 사업 확장의 방향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 부터, 회사를 이제는 떠나야 겠다는 내 생각은 좀 더 확고해졌다. 나는 무언가 하고싶다는 마음이 확신으로 돌아서면 우선 주변 지인들에게 자랑하듯이 말을 꺼내곤 한다. 그래야 내가 뭔가 좀 더 책임감(?)이 생겨서 무조건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타입인 것 같다.



그래서 처음으로 주변의 친구들이 대학교를 다 마치고 취준 전선에 빠져든 시점에 혼자 세계여행을 떠났을 때도, 세계여행을 돌아와 원하던 대기업의 면접을 모두 합격했음에도 아무것도 없던 스타트업으로 들어가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도, 그리고 처음으로 퇴사를 준비하고 잠시 해외로 다시 길게 나갔다 오겠다는 생각도 전부 주변 지인들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이제 개인 프로젝트를 좀 더 해 보고 싶다고. 미뤄왔던 글도 좀 써보고, 해외가서 여행보다는 좀 쉬면서 한 번 살아보기도 하고 그러고 나서 나의 다음 방향을 좀 더 정해보고 싶다고. 예전 같았으면 "진짜?", "괜찮겠어?" 하고 걱정어린 조언을 건네던 친구들도 이제는 당연하듯이 "그래 잘 갔다와. 뭐 너라면 뭘 하든 잘 하겠지." 하면서 당연하듯이 나의 행보를 응원하고 지지해 주었다. 물론 항상 어떤 선택을 하던 지지해 주는 우리 부모님도 포함해서.



마음을 먹었으면, 실행으로 옮겨야 할 차례다. 퇴사 후 프리랜서들의 삶이 궁금해서 검색을 통해 찾아보니 거의 8-90퍼 이상이 블로그나 마케팅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그렇게 규칙적으로 블로그를 하는 사람도, 그렇다고 마케팅에 특출난 사람도 아니었다. 직장이 전문직종도 아니기에 이런 글들을 보고 있자니 퇴사가 좀 더 뭔가 미래가 암울하고 내가 그동안 모아둔 돈을 까먹기만 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지금의 입장으로서는 무모한 퇴사는 엄청난 독이 될 게 분명했다. 내가 회사생활에 회의감을 느끼며 쉬고 있는 동안, 묵묵히 참고 견뎌온 내 친구들은 그 사이에 집을 사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꾸리며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겠지. 그러는 동안 욜로 라이프를 즐기며 미래에 대한 아무생각 없이 사는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안 살려면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앞 길이 막막하다.



그래서 제한 시간을 주었다.

기간은 2024년 3월 말까지.

(2024년 4월 퇴사기준)



그 때까지 최대한 내 인생 설계를 해 보고 나에 대해서 치열하게 준비해 볼 작정이다. 퇴사 후에도 내가 살수있는 뭔가 뾰족한 수가 있거나 준비된 방향이 있으면, 고민하지도 않고 바로 4월에 퇴사 후 계획한 방향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기존의 삶을 따르며 직장생활을 유지할 예정이다. 지금 직장이 안 좋은 직장도 아닐 뿐더러 지금의 조건들을 다 버리기엔 리스크가 큰 건 사실이니까.



이렇게 글로 남기는 것도 나중에 다 돌아보면 어떻게든 뭐라도 얻는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이나마 적어본다. 그럼 다음부터는 퇴사 후에는 어떻게 해야하는 지,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건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씩 끄적여봐야겠다.



2023.11.05

퇴사를 준비하는 첫 단계


dong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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