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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특허개미 Mar 12. 2024

스타트업이 특허출원을 하지 않는 진짜 이유

투자심사역이 알아야 할 지식재산 전략 

안녕하세요. 

이호준변리사입니다. 


최근 유명 투자사의 C레벨 인사와의 대화에서, 스타트업이 기술 공개를 이유로 특허 출원을 회피한다는 답변을 들었을때 이게 유효한 전략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전략이 유효한가에 대한 질문은 투자심사역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토픽입니다. 이 칼럼에서는 스타트업의 지식재산권 전략에 대해서 다루며 특허와 영업비밀 사이의 선택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전략이 스타트업에게 더 유리할지를 알아 보겟습니다. 


특허출원하면 기술이 공개되기 때문에 우리는 특허출원을 하지 않았습니다.
- 특허가 없는 스타트업의 IR에서의 질의응답

답변을 들은 심사역은 고개를 갸우뚱 하지만 딱히 할말은 없어서 넘어가게 됩니다. 바람직한 전략일까요?


영업비밀이란?


영업비밀이란 말 그대로 영업과 관련하여 비밀로 관리되고 있는 정보들을 의미합니다. 

영업비밀에 관해서 정의하고 있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영업비밀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코카콜라의 레시피가 있습니다.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 상의 정보를 말한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2조 2호

영업비밀에 해당하려면,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져야 하고 비밀로 관리 되어야 합니다. 

위와 같은 답변을 하는 스타트업들은 자신들의 기술 등에 대해서 특허를 출원하지 않아 오픈되지 않았으므로 영업 비밀로 관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맞을까요?


스타트업의 기술, 사업 모델 기타 등등의 정보들은 영업비밀에 해당할까?


분야에 따라 다릅니다만, 대부분의 정보들은 영업활동을 하면서 공개되고 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예를 들자면, BM에 관해서는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 IR자료(Demo Day 등 퍼블릭 IR), 고객에게 청구되는 과금 요소들 등등으로 이미 어느정도는 공개되고 있습니다. 

앱으로 구현된 플랫폼의 UI는 앱 출시 되자마자 공개가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게 뭐 대단한 거라고 라고 생각하실 분은 없으실겁니다. BM이 투자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니까요. 

핵심 기술 모델은 일반 대중이 알 수 없는 방법이 없지 않느냐! 라고 한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소스코드 공개 의무가 있는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경우에 깃허브 등에 업로드되는 소스코드를 통해 결국 공개되게 됩니다. 

핵심 기술 모델은 비밀이라 할지언정 공개된 BM을 이용한 다른 사업자의 진입을 막을 방법 또한 없습니다. (다른 사업자가 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것을 증명하기란 매우 까다롭습니다. 상대방도 비밀이기 때문이죠)

물론 화학제품의 레시피등은 비밀로 유지될 확률이 높습니다. 리버스엔지니어링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라면요. 그렇지만 그 또한 아래에서 살펴보는 이유로 기술유출에서 100%안전하지는 않습니다. 

 영업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공개되는 정보들로 인하여 엉업 비밀은 상당부분 공개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렇게 공개되는 정보들(BM, UI 등)은 특허로 보호가 가능한 영역입니다. 


특허를 출원하지 않으면 기술이 유출되지 않을까?


정말 영업비밀은 기술유출 없이 관리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정보들은 영업활동을 통해 공개되는 정보들이 아닙니다.”라고 한다면 그걸로 충분할까요? 

인력 유출에 의한 정보 유출에 대한 방어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코카콜라도 정보유출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내부의 최소 인원만 레시피를 알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죠.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나요?

물론 동종업계 이직 금지 약정을 할 수는 있습니다만, 동종업 이직 금지의 기간을 무한정 길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해당 기간이 경과한 뒤의 이직은 방어할 수 없습니다. 

대표자가 핵심 발명자면 이직을 방어할 수 있지만, 아닌 경우에 굳이 내부통제에 노력을 더해야 하게 됩니다. 

사실 인력유출 뿐 아니라 기술은 다양한 경로로 유출되게 됩니다. 이 모든걸 다 방어할 수 있을까요?

시리즈 A, B, C, .. 그리고 IPO로 가면서 스타트업은 내부통제에 대해 많은 첼린지를 받게 됩니다. 굳이 험한길을 가시겠습니까?


영업비밀은 경쟁자 등장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일까?


특허출원 없이 영업비밀만으로 관리하는 경우 경쟁사의 등장에 어떠한 견제도 할 수 없습니다. 

경쟁자가 독자적 또는 유출된 정보들로 동일한 기술, BM을 개발해냈다 한들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것보다 나쁜건, 경쟁자의 특허에 의한 견제를 받는 것입니다. 

비밀 정보로 관리된 우리의 기술에 대해서 경쟁자가 특허를 확보한 경우 오히려 견제를 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가 개발이 먼저임을 입증하여 견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있으나(특허법상의 선사용권), 불필요한 대응을 위해 역량을 사용해야 하며 그과정에서 유출되는 정보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허는 20년만 유지되니까 영업비밀로 영원히 관리하겠다는 전략은 유효할까?


앞서 알아본 바와 같이 대부분의 사업분야에서 특허대신 영업비밀을 선택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허는 기간제한이 있으니까 영업비밀로 관리하겠다는 답변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약등 일부 업종이 아닌 이상 20년간 아무런 변화가 없는 제품으로 살아남은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특허가 보호하는 20년간 다음 연구개발이 없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의 영속성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기업의 영속성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의 기업은 연구개발 팀의 훌륭함과 그들이 앞으로 계속 시장에 먹힐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답변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제품에 대한 보호가 20년으로 한정되면 너무 불안하다 라고 한다면 투자자들은 또다른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결국 영업비밀에만 의지하는 것은 위험한 전략


전술한 바와 같이, 영업 비밀로 관리하는 것은 잠재적 기술 유출 위험, 경영상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영업활동을 통해 공개되는 (특허로는 보호가 가능한) 기술요소에 대한 보호를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특허는 공개되지만 기술의 전체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공개를 전제로 한 문서이기 때문에 보고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게 작성하지 않는것이 포인트입니다. (특허공개에 대비한 특허전략은 다음 칼럼으로)

그리고 경쟁자에 대한 아무런 견제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분명 20년이라는 특허의 존속기간은 아쉽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하면 충분히 긴 시간입니다. 


물론 스타트업이 특허를 활용하여 경쟁자를 견제하거나, 특허소송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특허가 패딩이라면 영업비밀은 티셔츠와 같습니다. 특별한 요소가 있다면 티서츠가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추울땐 더 춥습니다. 


사실 특허로 보호할 수 있는 분야를 좁게 해석하기 때문에 우리는 특허출원을 하지 않는다는 전략이 생기는 것이라 판단됩니다. 특허의 보호 대상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밀로 유지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해서 특허의 보호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칼럼을 통해, 스타트업이 지식재산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특허와 영업비밀 사이에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기술 공개에 대한 우려로 특허 출원을 회피하는 것이 항상 최선의 전략은 아님을 이해했으며, 이러한 결정이 스타트업의 미래 성장과 투자 유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특허가 공개되는 시점을 대비한 스타트업의 전략적 대응 방안을 알아볼 예정입니다. 

- 스타트업의 특허 공개에 대비한 특허 전략 

이러한 지식재산 전략의 성공적인 수립과 실행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ABCIP의 특허서비스를 이용하시면 여러분의 혁신을 보호하고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전문적인 조언과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 이호준 변리사 


이호준 변리사는 국내외 유명 대기업과 AI 스타트업의 사건을 처리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밴처캐피탈인 빅뱅벤처스의 이사로 Deep Tech 기업에 대한 투자 심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Deep Tech, 스타트업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기술 기반 기업에 대한 지식재산권 컨설팅 및 창업 보육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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