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 쇼핑금지령은 계속되어야 한다.

by 마드리

이게 왜 되는 거지? 이제 와서… 왜 이제야…

브런치 작가 신청에서 작가가 되었다고 축하의 메일이 왔다.

그런데 이 기분 뭐지? 기쁘기도 하지만 막상 되고 나니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브런치 작가 신청 세 번째. 그렇다 나는 삼수생이다.


2021년부터 브런치 작가 앓이를 해왔는데 2021년 신청할 때는 나름 준비도 많이했다. 참신한 주제(농촌지도사라는 직업의 일상/ 나에게만 참신했던 것 같다)로 책 한권 쓴다는 생각으로 목차까지 다 적어내면서 열심히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광속 탈락!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마음이 아픈 게(속상함) 1주, 내가 왜 안되는거야 (화남) 3주.


2022년에는 야심차게 준비한 두번째 도전(새로운 주제로 도전: 11년 차 딩크족 부부의 일상/ 이번에도 나에게만 새로웠나보다). 이번엔 되겠지 자신만만했는데 또 탈락. 두 번째의 아픔으로 브런치에 크게 빈정이 상한 나는 ’ 이제 작가 신청 안 한다, 안 해!‘라는 마음으로 브런치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그랬는데… 왜 그랬을까. 왜 갑자기 이 시점에 브런치가 생각났을까.

이번 긴긴 연휴에 읽은 책(나는 쇼핑중독자였습니다) 한 권으로 내 쇼핑중독을 끊고 쇼핑금지령을 유지하려면 어디다 공개를 하긴 해야 되는데 어디다 할까 고민하다 몇 년 만에 다시 생각났다. 실연(?) 아니 탈락의 아픔은 다 잊혔다.

오랜만에 본 브런치 작가신청은 설레기까지 했다. 300자 자기소개, 300자 활동계획을 제출하면서 ‘이번에도 또 떨어질 텐데 ‘ 생각하며 가볍게 썼다. 다시 또 떨어져도 이젠 그러려니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작가신청을 보내고 이틀이 지난 오늘 아침, 출근을 하고 현실로 돌아온 나는 내가 왜 작가신청을 했는지 제정신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이 주제로 글을 쓰면 나에겐 1년이 고통스럽지 않을까, 내가 1년간 쇼핑금지령을 잘 지킬 수 있을까..

혼자만 결심했으면 조용히 흐지부지 끝낼 수도 있는데 글을 써서 공개되면 안 할 수가 없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빨리 작가신청을 취소하자. 이 주제로 될리도 없잖아!!‘ 스스로 너무 현명한 생각이 떠오른것 같아 신이 났다.


브런치 앱에 들어갔다.

알람이 와있다. 누군가 나를 구독했다고 했다.

뭘까? 나는 작가도 아닌데 나를… 누가… 구독을????

설마… 설마…..

구독 알림 밑에…. 또 하나의 알림이 와있었다.


“브런치 작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글 발행에 앞서 프로필에 ‘작가 소개‘를 추가해 주세요!”


기쁜데.. 그런데.. 왜 하필 지금이어야 하니…

이젠 되돌릴 수가 없다. 돌이킬 수도 없다.

천지신명과 브런치까지 모두 다 나의 쇼핑금지령을 도와주는구나.

눈물을 닦으며 현실을 받아들여야지!

삼수만의 브런치 작가가 된 게 기뻐서인지, 이젠 정말 1년 동안 좋아하는 옷을 살 수없어 슬퍼서인지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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