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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nette Jun 25. 2024

길들여지지 않는 슬픔

시간이 지나도 길들여지지 않는 슬픔이 있다


이젠 잘 생각 안 난다

그 사람 웃는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어떻게 안경닦이로 안경을 닦았는지

어떻게 차 시동을 걸었는지

어떻게 아침마다 신문을 펼쳤었는지

어떤 목소리로 하루를 얘기하며 소주를 따랐었는지

어떤 눈으로 날 봤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잊으려고 애썼는데

막상 흐릿해져가니

내가 민다고 밀려난 그 기억이 너무 원망스러워서

집 오는 길 버스 창문에 기대 한참을 울었다


그 사람이 웃는 모습을 딱 한번만 더 보고 싶었다

딱 한 번

기억이 잘 안 나니까

더 까먹기 전에 마지막으로 딱 한 번

정말 그럴 수 있다면


그렇지만 우리 이제 서로 볼 일 없지

나는 그가 어디서 뭘 하는지조차 모르게 되고

그도 마찬가지다


그 당연한 사실이 내 심장을 짓누른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이렇게… 곳곳에서

무차별적으로 난무하다

이제 정말 잊었다며 오만한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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