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과 행복 그 사이의 공허함.
한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 이별과 행복 그 사이의 공허함.
사람은 모두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사람들마다 행복의 기준과 조건이 다르기에 어떤 것이나 어떤 말들이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어떤 사람은 돈을 버는 게 행복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여행을 가는 게 행복한 사람, 집에 있는 게 행복한 사람 등 말이다. 나의 20대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았다. 아니, 감정이 없었다고 하는 게 더 맞는 말 같다.
웃고 싶지도, 화내고 싶지도, 울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굳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지 않아도 그 감정을 느끼지 못했기에 찾을 이유를 알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도 남들처럼 행복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
'어떤 게 긍정적인 생각일까?'
'긍정적이게 생각하면 진짜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런데 문득 생각해 보니 긍정적인 생각이 무엇인지 몰랐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아니, 그냥 감정을 숨기고 살았고, 감정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도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란 걸, 감정이 있던 사람이라는 걸 다시 알게 해 준 사람이 있었다.
2025년 9월 어느 무렵, 나는 학교에 복학했고 여느 대학원생처럼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고, 알바를 하며 보내던 날이었다.
내 기억의 처음은 대학원생들의 모임에서 개강기념으로 커피 한잔을 하자고 한 날이 있었다.
그날 첫 수업이라 일찍 마칠 줄 알고 15시경까지 가기로 했는데 수업이 17시에 끝나서 늦었던 날이었다.
늦은 게 미안해서 커피랑 디저트를 내가 사겠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수업 시간표가 궁금하다며 그 사람이 시간표를 문자로 보내달라고 했다.
그리고 내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 가는 듯했다.
일요일 저녁 알바가 끝나고 집에 가던 중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라 전화를 안 받았더니 문자가 왔던 것 같다. 그제야 그 번호가 누군지 기억이 났다.
이것저것 문자로 대화를 하다가 문자는 진동이 계속 울리는 게 싫어서 카카오톡 아이디를 내가 알려줬고 연락할 일이 있으면 거기로 연락 달라고 했었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남은 개강기념으로 개강파티?를 하자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때 다른 사람들과 같이 보게 되었고, 시간이 늦어 신촌에 있던 24시간 카페에서 첫차를 기다리다가 나는 다음날 일정이 있어서 도저히 안될 것 같아 먼저 가겠다고 하며 홍대 근처 찜질방으로 갔다.
그리고 나중에 들었는데 내가 나가고 나서 나를 따라 나와 나를 불렀다고 했는데 나는 듣지 못했다.
그리고 아마 잘 들어갔냐는 연락이 왔던 것 같다.
그리고 이때부터 한 10월 마지막 주 전까지의 기억들은 잘 나지 않는다.
아마 학교 갈 때마다 점심이나 저녁을 같이 먹고 뭐 어쩌다가 보고 했던 날들이라 그런 것 같다.
10월의 마지막주 월요일 나는 여느 때처럼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고 그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하고 싶은데 계속 말을 안 하는 듯했고, 그렇게 한 시간 정도가 지났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에게 '왜 손 안 잡아줘요?'라며 말을 했다.
그러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했다.
그동안 나에게 했던 것들이 나를 좋아해서 하던 행동들이라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그렇게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만날 때마다 싸웠고, 서로를 지치게 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조금 지나 학교에 갔던 날, 우리는 또 싸웠다.
나는 너무 지쳤었다. 그 사람과 싸우고 나면 하루가 날아가고는 했으니까.
그래서 그 사람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그리고 나는 괜찮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싸웠던 것보다도 내가 그 사람에게 못해준 게 더 생각나곤 했다.
그래서 미련이 남았다.
내가 그 사람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그 사람이 내게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 그러면 그냥 친구로라도 지내면 안 돼?'
문득 그 말이 생각나, 2주가 지나서 그 사람에게 이렇게 물었다.
내게 친구로 지내자고 했던 말이 나를 붙잡기 위해 했던 말이었는지 그러나 그 사람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 말 그대로라고 했다.
이야기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11월 말쯤 그 사람에게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밥을 먹자고 말했다.
그 사람에게 사과하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안 좋게 끝났던 마지막에 대해서 사과했다. 진심으로 미안했으니까.
그 사람은 나의 사과를 받아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연인으로 돌아가지는 않았지만, 처음 만났던 것처럼 친구 사이로 지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1월 말을 지나 12월로 향했다. 예전처럼 친구처럼 지냈고 몇 주가 흘렀다.
예전처럼 밥을 같이 먹었고, 같이 과제를 했고, 박람회가 있으면 같이 갔다.
12월 중순, 학교에 가던 날 그 사람과 저녁을 먹으며 내가 이렇게 말했다.
'친구가 소개팅을 시켜준다고 나에게 물어봤어.
그 말을 듣고 내가 갑자기 궁금해진 게 있었어, 우리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람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우선권을 주려고 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그게 아니었고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니, 내가 널 좋아하잖아 그래서 물어봤어, 우리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궁금해져서.'
우리는 그렇게 다시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 사람과 다시 손을 잡고, 서로를 안아주고.
하지만, 이번에도 그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 사람과 헤어지려고 했던 이유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부딪히기 시작했고, 서로를 지치게 했고, 서로를 아프게 했고, 서로를 실망시켰다.
그래서 이 관계를 계속 이어나갈 자신도 없었고, 계속 이게 반복될까 두려웠다.
서로 더 상처받고 아프기 전에 그만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이제 너 좋아하는 거 그만할래, 내가 너 좋아하는 거 포기할래.'
그렇게 된 이유들을 말하고, 이렇게 해야만 하는 연유와 함께, 그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말했다.
그 사람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사람도 나도 더 서로를 밀어내려고 했다.
서로에게 아프고 상처 주는 말을 하면서...
그래도 서로에게 미안했고, 고맙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지금 약 10일 정도가 흘렀다.
아직 문득 생각이 나고는 한다.
하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짧지만 3년 만에 사람을 만나며 연애라는 것을 다시 해보게 되었고, 그래서 오랜만에 느껴봤던 설렘이어서 더 그리워하며 힘들어하는지 모른다.
같은 학교이고 같은 모임에 소속되어 있으니 마주치기 싫어도 어쩌다 한 번쯤은 마주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마주친다면 그 사람을 다시 좋아하게 될까 봐 두렵고, 또 아프고 상처받기도 무섭다.
그리고, 이 상처와 아픔을 인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차피 벌어질 일이었고, 그게 조금 더 빨리 일어났을 뿐이라고.
아직, 그 사람이 연락이 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내 마음 한편에 기대감으로 남아있는 게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그래서 조금 더 슬퍼하려고 한다.
그리고 조금만 더 힘들어하려고 한다.
그래도 나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았고, 웃는 방법도, 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도 이 아픔을 통해 배웠다.
나는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을 같이 걸어 줄 사람, 같이 있으면 행복한 사람, 맛있는 것이나 좋은 게 있다면 생각이 나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행복하다는 것을.
그리고 나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이었고, 화도 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 사람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것만큼 당신 스스로를 사랑해 줘, 그리고 그만큼 나를 더 좋아해 줘
만약 그게 잘 안된다면 당신은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는 나를 믿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말이 그 사람에게 전해지지는 않겠지만 이 말을 남기고 싶다.
'너와 내가 알게 되었던 건 4개월 남짓밖에 안된 짧은 시간이었지만 먼저 나를 좋아해 줘서 고마웠고, 너를 좋아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
나라는 사람의 인생에, 너라는 사람의 인생에 서로가 출연할 수 있어서 고마웠어.
나도 꼭 행복해질 테니, 너도 꼭 행복해지길 바라.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