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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남현 Aug 22. 2023

광고 카피 속에서 읽는 세상

#6 공익광고협의회 [밥이 되고 싶습니다]편

(카피 시작)

밥이 되고 싶습니다.


어려운 이웃과 희망을 나누고,


외로운 이들과 사랑을 나누고,


아픈이들과 생명을 나누는 그런 밥이 되고 싶습니다.


사랑은 자신을 내주는 것이다.


나눔으로 세상을 채우는 밥이 되고 싶습니다.

(카피 끝)


‘넌, 내 밥이야!’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1980년대에 다닌 나에게 익숙한 표현이다. 힘있는 아이가 약한 아이를 마음대로 휘두를 때 종종 쓰던 말이다. 그리고 내가 어렸을 적에 어른들을 만나면 또는 어른들끼리 인사도 항상 밥은 먹었는지를 묻고는 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밥을 인사(?)로 챙겨주면서 살았다. 한 평생 ‘밥’으로 살다, 밥으로 죽은 이가 있다.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추기경 김수환 스테파노(*)다. 그는 1970년 군사정권 시절에도 그랬지만, 사시는 동안 항상 약한자의 편이었다. 1968년 서울 대교구장 취임사에서 '교회의 높은 담을 헐고 사회 속에 교회를 심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교회 쇄신과 현실 참여 원칙에 따라 가난하고 봉사하는 교회, 한국의 역사 현실에 동참하는 교회상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김수환 추기경은 2009년 2월 16일 선종하면서 마지막도 안구를 기증함으로 ‘밥’으로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한 평생 나눔을 실천한 그분을 기념해 2월16일을 ‘밥의 날’로 제정하는 것은 어떨까? 자신을 평생 ‘바보’로 부르다 살다가신 그분이 그립다.


* 김수환 추기경: 1922년 대구에서 출생, 1941년 서울 동성상업학교 졸업, 가톨릭대학교 신학부를 졸업한 해에 사제품을 받았다. 1968년 대주교로 승품한 뒤 서울대교구장에 취임했다. 1969년 당시 47세의 최연소의 나이로 교황 바오로 6세로부터 한국인 최초의 추기경으로 서임됐으며,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등을 역임한 뒤 1998년 정년(75세)을 넘기면서 은퇴하였다. 김수환 추기경은 종교계의 지도자를 넘어서 70ㆍ80년대 격동기 시절 한국의 민주화에 앞장선 인물로 대변된다. 그리고 2009년 2월 16일 87세에 선종(善終: 서거를 뜻하는 천주교 용어)하였다.


[밥이 되고 싶습니다]편

광고주: 공익광고협의회

광고대행사/제작사: 광고방

제작연도: 2009년


[밥이 되고 싶습니다] 광고영상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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