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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gent Care

Imaging center

by Lime Eden

며칠 전 한밤중에 리트리버 라임이가 소변이 마려웠는지 개문을 열어 달라고 나를 깨웠다.

훈련이 잘 되어서 침대 위에는 절대 올라오지 않고 내 손등을 핥아 조용히 나를 깨운다.

우리 집 개들은 대소변을 집바깥 뒷마당에서만 하는 것으로 훈련이 되어 있어 낮에는 수시로 개문 통해 알아서 드나들면서 뒷마당 잔디 위에 볼일을 보지만 밤에는 추워 개문을 닫아 놓기에 사람이 열어 줘야만 나갈 수 있게 되어있다.

잠결에 계단을 내려가면서 슬리퍼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쿵하고 찧었다, 카펫이 깔려 있는 계단이라 충격이 덜했지만 어찌나 아펐던지 한참을 엎드려 있었다. 대충 파스를 붙이고 다시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아침에 보니 퍼렇게 멍이 들고 앉을 때마다 너무 꼬리뼈가 아파 x-ray 라도 찍어 봐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미국 의료시스템은 한국과 달리 복잡하다.

한국처럼 아무 때나 동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각과 정형외과 진료를 보고 싶으면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하는데 보통이 한 달 두 달 후이다.

그래서 너무 심각하면 바로 병원 응급실을 가라고 911로 연결해 주길 원하냐고 바로 자동 메시지가 울린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의 동네병원 같은 개념이

urgent care라는 곳이다. 말 그대로 1차적으로 급하게 진료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예약 없이 walk in 이 가능하다.

또 내 직장보험과 연계가 되어 있어 co-payment 본인부담금도 10불이기에 넘어져 사진도 찍을 겸 발등 위에 난 습진으로 3일 고생한 것도 있어 처방크림을 받아야겠다 생각했다.

그날은 PA가 있었다, physician assistant라고 의사는 아니지만 의사를 돕는 역할하는 사람으로 대학 6년 과정을 마쳐야 얻을 수 있는 자격이다.

PA에게 밤에 미끄러진 일과, 두드러기 난 발등을 보여주며 크림을 처방해 달라고 했다.

하필 그날 x-ray technician 이 오프란다.

미국은 모든 분야가 다 세분화되어 있어 참으로 다양한 직종들이 있고 꼭 자기 분야 일만 한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또 imaging center라는 영상의학과에 처방전을 보낼 테니 그곳에 가서 찍어야 한다고 했고, 처방크림을 타려면 내 보험과 연계된 약국으로 처방전을 보내 그곳에 가서 픽업을 해야 가장 저렴하다. urgent care에서 진료를 마치고 10분 거리의 imaging center에 처방전을 보여주고 똑바로 누운 꼬리뼈 사진과 좌측으로 누워 꼬리뼈 사진을 찍었다 , 결과가 나오면 전화로 알려준단다. 다행히 imaging center 또한 in network 그러니까 내 보험 내의 영상의학과라 따로 본인부담금이 없이 무료이다. 이곳에서는 초음파며 MRI, CT 가 보험이 없으면 비용이 어마어마한데도 예전 유방 MRI를 찍을 때도 보험으로 코페이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는 처방크림을 찾기까지 총 3번 확인 전화를 해서 다음날 내 보험 연계 약국에서 2불을 주고 작은 스테로이드 처방크림을 찾았다. 시스템 문제로 당일날에는 처방전이 안 보인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틀뒤 imaging center에서 방사선과 의사가 판독한 뒤에 이메일로 결과가 왔다. no fracture로..

그냥 타박상이었나 보다.

사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이런 절차절차가 어찌나 느리고 답답하고 번거로웠지만 이제는 점점 그러려니 하고 그저 기다린다. 그래도 언제든 아프면 urgent care에 수시로 갈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특히 코비드 때 뼈저리게 느꼈다. 주님, 그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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