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에덴이
나는 사실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14살된 시추 우리 에덴이…
친정언니들이 웃는소리로, 에덴이가 우리보다 낫다 , 미국 이민도 가고…라고 한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때 책 100권 읽은 선물로
집앞 ‘나라애견’에서 60일된 시추 새끼 강아지를 남편이 딸과의 비밀약속대로 선물로 사줬다. .
그날 이후로 에덴이는 우리딸의 남동생이 되었다.
애기때는 가끔 싼 똥을 먹기도해 딸아이는 학교 갔다 오면 똥 먹지 못하도록 계속 지켜보며 애지중지 용돈으로 간식 사먹이며 키웠다.
나는 한참 미국간호사 준비중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엘츠 라는 영어시험 10번 도전 만에 마침내 비자스크린 점수가 패스되어 드디어 미국간호사로 정말로
나를 따라 온식구가 미국이민을 가게 된것이다 ..
딸아이는
오로지 에덴이가 걱정인지라
나 우리 에덴이 안가면 나도 미국 안가!!
딸아이의 울부짖음에 결국 에덴이도 같이 비행기를 타고 14시간을 거쳐 미국이민을 오게 되었다.
미극 온지 3년 쯤 지났을까
어느날 부터인가 에덴이가 소변을 잘 못보는거 같다 싶었다. 며칠좀 지켜봐야지 하며 출근을 히고 퇴근을 하고 왔는데 남편말이 에덴이가 안보이길래 한참을 부르며 찾았는데 지하에 세탁기 뒤에 숨어 들어가 있어 겨우 찾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는 피오줌을 눈다고 …
어릴때 개를 많이 키워본 남편 경험으로는 보통 개들이 죽을때가 되면 주인에게 보이기 싫어 어두운데 숨어 들어간다고 병원에 내일 당장 아침에 가봐야 겠다고 했다 . 우리집 지하는 에덴이를 한번도 데려가본적이 없다 .더군다나 한번도 내려가 본적 없고 캄캄한 세탁기 뒤에 혼자 찾아들어 갔다니 .. 무서우면서 마음이 짠해졌다 . 주인에게 안보이게 하려고 그랬다니 …마음이 아팠다 .
다음날 일찍 수소문 끝에 그래도 병원비 저렴하다는 국립 동물병원 North Shiore Animal hospital 에 남편과 딸아이가 에덴이를 데리고 진료를 보러갔다.
나는 여느때처럼 출근을 했는데 얼마되지 않아 딸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
엄마 , 우리 에덴이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죽을수 있대. 엄마 우리 에덴이 좀 살려줘 !!! 엉엉 꺼이꺼이 울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X-ray 결과 , 자잘한 돌들이 방광 , 요관, 요로에 널리 퍼져있어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죽을수 있다며 ,
수술비가 4천불 정도 인데 절반은 지금 결제해야 응급수술을 들어갈수 있다고 했다.
이민온지 얼마 안되어 달마다 나가는 생활비가 어찌나 많은지 간신히 모아놓은 돈이 3천불이 있었다 .
매해 5월이 미국 JFK 공항에 처음 내린달로 언제 기회되면 이 기념일에 1박 2일로 온식구가 나이아가라 폭포라도 한번 보고 와야지 하며 아껴 모은 돈이었다.
그래, 수술을 시켜야겠지, 우선 살려야지 하고 이천불을 결제했다 .
수술동의가 이뤄지자 ,곧바로 담당 수의사가 나에게 계속 전화로 전신마취로 수술은 진행 될것이고 ,
수술중 몇십만불의 일로 심정지와 같은 부작용이 생길수 있는데 DNR 동의 하는지, 수술후 회복실에서 진통제와 수액이 같이 들어가고 , 소변줄을 꽂아 수술경과를 보며 일주일 입원기간동안 항생제를
맞을것이고 …
시간이 경과 할때마다 전화로 지금은 회복실이다 ,
계속 update를 하루종일 일하면서 전화로 받았다 .
그리고는 내일 정해진 시간에 면회를 오란다.
다음날 면회를 갔더니 에덴이의 병실 즉 케이지 앞에는
Eden, Song 이라고 적혀있었다.
에덴이 수술날,
하루종일 동료들이 나를 위로하고 격려를 해줬다
그도 그럴것이 J는 팔뚝에 일찍보낸 반려견 얼굴이 컬러로 생생히 타투로 새겨져 있고, A는 얼마전 반려견이 아프다고 같이 있어줘야 한다며 call sick 으로 출근을 하지 않았던 동료들이다 .
미국은 미국이다.. 반려견도 가족으로 인정을 하고 사람처럼 수술 경과를 매순간 전화로 알려주고 …
에덴이는 일주일 입원 치료후 잘 회복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 병원비는 총 4500불이 나왔다 ..
다들 국립 동물병원이라 reasonable 한 가격이라고 했다.
그런 우리 에덴이가 여전히 산책가자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고 동네 산책중 모든 잔디에서 나는 냄새는 다 맡아야 하고 냄새 맡고자 하면 기어이 나를 끌어당기는 여전히 팔팔하고 고집센 14살 우리가족 ,
나이아가라 폭포 안보고 수술 시켜주길 참 잘했지 하며
오늘도 우리 에덴이와 세월아 내월아 하며 동네 산책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