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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엄마 Sep 04. 2020

나의 곁엔 언제나 책이 있었죠.

다정한 일기 by 은결

태풍이 다녀간 뒤 아침저녁으로 완전 가을이 되었어요.

정말 계절은 한순간이네요.

기분 좋은, 딱 알맞은 온도의 바람을 맞으며 책, 을 생각합니다.

우리의 이번 주 주제요.^--^


저번 주 '가을'에 대해 쓸 때도 바로 '독서의 계절'이 떠올랐는데, 너무 식상할 것 같아서 접어뒀던 주제를 바로 뒤에 풀게 될 줄은 몰랐네요.


저는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어요. 엄마도 책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시골에 살아 책을 많이 구입할 수 없으니 대체로 외지에서 교사로 계셨던 삼촌이 책을 많이 사주셨죠. 화장실에 들어갈 때도 책을 들고 들어간다며 자랑반, 놀림반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던 엄마가 아직도 생각나요. 나는 엄마의 자랑이고 싶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책을 읽었는지도 모르죠.


어렸을 땐 거의 동화책 위주였는데 초등학교 3학년 땐가 4학년 땐가 셜록홈스를  읽었던 기억이 나요. 얇은 책으로 권수가 엄청 많던 책이었는데, 따뜻한 방에서 책에 둘러싸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대던 그때가 아직도 어렴풋하게, 행복하게 남아있답니다. 앗. 그러고 보니 지금의 우리 첫째 나이겠네요. 그 재미있었던 기억에 다시 책을 사놓았는데, 우리 첫째는 읽을 생각이 없으신 ㅡㅡ;


책을 읽는 만큼 글 쓰는 것도 좋아했는데 그땐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아예 못했던 것 같아요. 가까이 그런 롤모델이 없어서 작가란 아예 딴 세상 사람이었죠. 그래도 그런 미련은 많이 남아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도 품고 있어요. 소설책을 좋아했으니까요.


전에도 얘기했듯이 20대엔 일본의 소설책들을 정말 많이 읽었는데 어떻게 하면 저런 생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때까지 저는 타인의 시선으로 살아왔고, 그걸 탈피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그 어디쯤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소설책에 사람들은 타인은 타인, 나는 나, 가 정말 강했거든요. 그걸 배우고 싶단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대리 만족을 한 것 같기도 하고요.


우리나라 작가 중엔 고 장영희 교수님의 책을 참 좋아했어요. 그런 따뜻한 글을 쓰고 싶었어요. 하지만 잘 읽히는 쉬운 글로 쓰면서 따뜻하게 뭔가를 깨달을 수 있게 쓰는 게 정말 어려운 거란 걸 요즘 조금 깨달아요. 공지영 작가님도 너무 좋아했죠. 공지영 작가님 글은 표현력이 정말... 읽고 나면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 작가님이었죠. 그 표현력을 사랑했어요.


하지만 30대를 넘어서면서는 자기 계발서를 더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나를 나로 보기 시작한 시기. 나를 알고 나를 더 성장시키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일어서 그런가 봐요.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는 육아서와 함께 심리 서적도 많이 읽었고요.  요즘은 자기 계발서와 더불어 경제서적이 책상 옆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죠.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월급에 어떤 항목이 있는지조차 몰랐는데, 지금은 예측해서 예산을 짤 수 있을 정도가 됐으니. 많이 발전했죠? 흐흐


책상 옆 책장이에요 책이 너무 어지럽게 널려있네요;;;


이렇게 쓰고 보니, 나의 책 역사 흐름이 보이네요. 소설 -> 자기 계발 , 심리학 -> 경제서적. 물론 뒤섞여 있어서 왔다 갔다 하지만 주 흐름은 그렇다고 볼 수 있겠어요.


책은 제가 살아가는데 방향을 제시해주고, 나를 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방법을 알려주는 가장 좋은 친구 같아요. 힘들면 내가 왜 힘든지 책을 보면서 답을 찾을 수 있고, 무료할 땐 즐거운 소설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게 도와주는 최고의 동반자이죠.



이제 정말 독서의 계절이 되었는데, 저의 9월은 책보다는 다른 것에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다시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가 공부를 시작하니, 그게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네요. 일본어 그 자체보다는 다른 과목이 더 재미있어지는 게 이상하지만요.


오늘 현대 일본 정치의 이해, 라는 과목을 듣는데 그 과목을 다 듣고 나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여기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강의를 듣기 전에 영화 2편과 책 1권을 읽고 듣기를 권하셔서 책도 주문했답니다. 조지 오웰의 1984인데 아직 그 책을 읽지 못했거든요. 그러고 보니 어찌 됐든 틈틈 독서는 하겠군요.



되돌아보면 내 곁엔 언제나 책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아마 그럴 것 같고요. 그래서 행복했고, 행복하고, 행복할 거예요. 혜진님도 나와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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