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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엄마 May 15. 2020

매일 하면서 노력하는 것

다정한 일기 by 은결

안녕! 혜진님!

혜진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단단함이 꾸준함과 성실함에서 오는 것이라는 걸 또 한 번 깨달았어요. 함께 미라클 모닝 모임 할 때마다, '어떻게 저렇게 매일 똑같이 일찍 일어나서 할 일을 할 수가 있지? 아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생각했거든요. 회사를 다니면서, 직접 몸으로 부딪혀 하나씩 깨달음을 얻은 부분은 정말 존경심이 절로 솟아났어요. 저는 생각만 해오던 것들을, 먼저 실행해보신 선배님이시네요.




마지막에 적어주신 '노력하는 것은 매일 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보고,

 '매일 하면서 노력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젤 먼저, 내 몸을 위해서 '요가'라 칭하는 스트레칭이 있겠네요.  최근 어깨 통증이 너무 심해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적이 있었어요. 그때 요가소년의 어깨 통증 완화 요가,라고 우연히 접해서 하기 시작했는데 나아갈 시기여서 그런지 바로 먹히면서 통증이 정말 줄어들더라고요. 그날부터 빼먹지 않고 영상을 보면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습니다. 더 확장해서 해보고 싶은데 타고나길 뻣뻣하게(?) 타고나서 다른 요가는 못 따라 하겠더라고요. 흐흐.


 벌써 제 나이가 40이에요. 혜진님도 이 언저리시지요? 원래 건강체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일이 죽을상도 아니었는데, 최근 한 3년간은 힘들지 않은 날을 꼽기가 힘들더라고요. 신랑에게 휴직을 허락받은(?) 계기도 건강 문제가 컸어요. 그전부터 휴직이 하고 싶어 지속적으로 신랑에게 말해도 안 먹히더니 작년 10월쯤 갑자기 발령 때문에 너무 힘들어 한 달가량을 집에 와서 뻗어버리니 얼마 뒤 신랑이 휴직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휴직을 하면 30분 달리기, 뭐 이런 것도 하려고 했는데 아이들한테 치여 스트레칭만 겨우 해나가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개학하면, 구상하던 많은 것들을 시도하려고 했는데 개학이 또 연기가 됐네요.


두 번째는 아이들에게 다정한 엄마 되기, 입니다. 매일 하면서 노력하는 것이니 당연히 매 시간 다정한 엄마는 아닙니다. 때로는 내 감정에 못 이겨 화살을 쏘기도 하고, 나만의 동굴로 들어가 버리기도 하지만, 결국 반성은 아이들에게 더 다정하자로 귀결됩니다. 특히 예민한 저를 꼭 빼닮아 눈치껏 자기 분량을 잘하고 있는 첫째에게 갑작스럽게 짜증이 올라올 때는 정말 당황한답니다. '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되었을걸. 왜 화를 낸 걸까?' 하며 반성하고 사과까지 하는 날은 며칠간 무난히 넘어갑니다만, 서로 닮았다는 것은 나의 못난 부분도 닮았다는 뜻이라, 가끔 첫째에게서 나의 못난 모습을 보는 게 힘이 들 때가 많네요.  


세 번째는 내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에요.

열심히 해서, 뭐든 잘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나는 참 자존감이 낮은 아이였어요. 얼마 전 어버이날 때 엄마 집에 가서 집 정리를 도우면서 옛날 편지들을 훑어봤는데 제가 엄마한테 쓴 편지들에 한 번도 빠지지 않는 말이 ' 엄마... 게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못해서 죄송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최고가 될게요.' 더라고요. 그때의 내가 얼마나 안쓰럽던지. 그냥 내 존재 그대로도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 이라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어요.


 지금 존재하는 이대로의 나, 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니 예전처럼 이걸 하지 않으면 나는 못난 사람이다,의 의미로 내 능력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성실함이랄까요?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썩히지 않고 세상에 보탬이 되는 무언가로 만들어보자, 는 의미로써의 노력인 거죠. 물론 지금은 직업의 전환으로써의 노력이 더 크지만요.


아이가 만들어준 분꽃이에요

다 쓰고 보니 건강을 위한 운동, 아이들에게 다정한 좋은 엄마가 되는 것, 내 능력을 위한 개발은 죽을 때까지 계속되어야 할 일이네요. 매일 노력해도 한순간 끊어져버리면 저장고가 텅텅 비어버리는 일들. 매일 노력하지 않으면 별로 건질 게 없는 일들요.



혜진님은 어떤 걸 매일 하면서 하루를 알차게 꾸려나가는지 궁금해요.

사실 워킹맘이시니 시간이 나보다 더 한정되어 있을 테지만 어쩐지 저보다 더 많은 일을 할 것 같은 느낌이네요.


이 교환일기를 시작하고 바로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를 주문해서 읽었어요. 다 읽고 난 뒤 나도 사랑에 관한 내 생각을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과 혜진님의 사랑의 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한 거예요. 그래서 이번 글에  '사랑에 관한 나의 생각'을 적어볼까 생각했지만 조금 더 미루기로 했습니다. 조금은 은밀한 내용들이 더 들어갈 테니, 지금보다 조금 더 서로를 알아간 뒤에 해도 늦지 않은 수다 같아서요.



이제 또 혜진님의 답장을 기다려야 할 시간이 왔네요. 제가 매년 다이어리 앞부분에 적는 구절이 있는데요


주여,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게 해 주시고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줄 아는 지혜를 주소서
-성 프란치스코-


우리 둘에게 이런 지혜를 구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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