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챗GPT와의 마음토크)
예비고1 아들과의 사설리딩에서 아들놈 친구와 함께 Chap GTP를 실행해봤다. 이 녀석들 눈이 동그래진다. 이걸 어떻게든 숙제에 써먹으려는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하면 인공지능에게 지는 거라고 말해줬다. 그러면서도 나도 내심 궁금했다. 심리 분야 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까지 말해줄 수 있을까?
"우울은 나쁜 걸까?"
ChapGPT 에 툭 던진 질문이지만 얘는 툭 대답하지 않았다. 몇 초 안에 내 의도를 이미 간파했다는 듯 우울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균형 있게 말해주었다. 이런 질문이 시험 문제로 나왔을 때 챗GPT만큼 짧은 시간 내에 정돈된 내용으로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처럼 깔끔한 대답에도 큰 감동은 없다. 우울과 우울증을 구분하고, 우울할 때의 솔루션을 몇가지씩이나 바로 바로 내놓았지만, 우울한 사람들은 솔루션 1, 2, 3, 4 같은 방식으로 빠르게 대처하기는 어렵다. 그럴 힘이 없기 때문이다.
우울에서 혼자 빠져 나오기란 늪에서 빠져 나오려 발버둥 치는 것과 비슷하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정말 어렵다. 하지만 우울함을 호소하며 도움이 필요함을 인정하는 그 순간부터 작은 변화는 시작된다.
몇 년간의 반복되는 우울의 오고 감 속에서 우울이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았음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 때의 일기를 들여다 보면 어서 빨리 빠져나오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그 시기를 빠져나온 나도 함께 바라보며 감정은 지나가는 것임을 느낀다.
우울이라는 삶의 그늘을 경험해 본 사람은 인생이 반짝이는 빛만 가득하지 않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늘 속에만 있다고 믿고 있는 그 누군가와 그저 함께 있어줄 수 있다. 우울을 경험해 보지 않은 챗GPT가 줄 수 없는, 소중한 삶의 그늘을 누군가에게 내어 줄 수 있다.
그러니까 우울해도 괜찮다.
정말 괜찮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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