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운동의 기본적인 원리는 근육을 찢는 것이다.
무거운 중량의 물건 등을 원하는 부위를 이용해 밀어내면서 혹은 당기면서 사용하는 근육 사이사이를 찢는다.
근육통이 찾아오고 하루 이틀 정도 쉬면서 그 안에 영양분, 특히 단백질 등을 채우면 세포가 회복하면서 더 단단해지고 커진다. 그렇게 근육이 자라고 강해진다.
상기도로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우리 몸은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작용들을 한다. 이 과정을 보통 감기라 한다. 두통 혹은 기침 등으로 신호를 보내 대비할 것을 경고한다. 혹은 열을 내면서 몸 안에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림프구를 늘린다. 무너진 몸의 균형을 열을 내서 회복시킨다. 그러기에 감기에는 약이 따로 없다. 주로 이 아픔을 가시게 하는 진통 계열의 약들이다. 즉 아픈 것은 회복의 과정이다.
통증 이란 아이러니하게 우리가 살아남은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통증을 알기에 몸에 이상을 파악할 수 있었고, 그 기억들로 위험을 감지할 수 있었다.
예전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에 대한 창작물을 본 기억이 있는데, 몸에 암이 퍼질 데로 퍼지는데도 아프지 않았기에 암에 삼켜져 죽을 때까지 아프지 않다가 죽어간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아프다.
재활 병원에서의 두 번째 치료는
아팠다.
2시간가량 차가운 수술방에서 혹사를 당하고 새 인대를 달고 나온 무릎은 매우 뻑뻑하다.
80도가량은 그래도 큰 통증 없이 무릎이 엎드리나 누우나 굽혀졌으나 남은 10도에는 노력이 필요했다.
숨을 코로 한번 들이마시고 입으로 크게 뱉는 헬스장 호흡을 하며 몸에 바람을 최대한 빼면서 10도를 더 굽혔다. 굽히는데 까지는 성공했지만 버티는 데는 통증이 상당했다. 이를 꽉 깨물고 버텼다. 치료사 선생님께서 10초를 세신다. 너무 천천히 세는 것 아닌가 싶다. 8.... 9..... 10 소리에 바로 다리를 내린다.
잠시 쉴 시간도 없이 무릎 부근을 마사지하신 후, 다른 자세로 또 다른 굽힘을 요하신다.
그에 따라 또 무릎을 굽히고 마지막 10도의 아픔을 만끽한다. 그렇게 90도까지 닿는 데 성공한 뒤, 이제는 여러 번 차는 형태나 스스로 접는 형태의 동작을 여러 번 반복을 한다. 만들어졌던 각도지만 몇 번을 접었다 폈다 하려니 인대가 늦게 따라 접히거나 굉장히 무릎이 뻑뻑해 아픈 느낌이 난다. 오늘 치료는 생각보다 아팠다.
그렇게 몇 번의 동작 후, 허벅지 근육 혹은 종아리 그리고 오금 등의 근육 등을 깨우는 운동들을 마친 후, 다시 처음 했던 각도 관련된 동작들을 이어서 해본다.
처음 했던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동작들이 된다.
그리고 각도도 스스로 5도 정도는 더 굽어진 것 같았다.
다시 한번 아픔을 참으며 최대 각도에 도달할 때까지 무릎을 접는다. 호흡을 크게 내뱉으며.
아픈 만큼 확실히 수월하게 굽어지는 무릎을 본다.
대학 때 인가, 책을 다 읽은 건 아닌데 '아프면 낫는다'라는 책의 제목과 그 일부의 내용들이 오래 마음에 머문 적이 있었다. 오그라드는 사실이지만 아마 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도 그 문구들이 여럿 남아있었을 것이다.
뚜렷이 그 문장이 내 머리 어디쯤, 귓가 어디쯤에 정확한 문장으로 기억에 남아있던 건 아니었지만, 힘든 일을 대하는 태도에는 '빨리 어렸을 때, 회복이 가능할 때' 많이 힘들고 아프자.라는 생각이 돌아다녔다.
물론 살다 보니, 너무 아플 것 같은 것은 도망가거나 미루는 일도 종종 있지만 대게는 서둘러 힘들거나 아플 일들을 먼저 맞아왔던 것 같다. 그러면서 분명하게 얻는 것은 여유였던 것 같다.
무릎을 접는데 왔던 아픔이 컸을수록, 이후에 도달했던 그 각도까지는 여유롭게 운동이 되듯이.
아픔이란 것이 머물렀다 사라지는 바람 같은 것이기에 지나가 비어버려 아프지 않은 건지
아픔이 치유의 과정이라 아프다 보면 낫는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아프니까 나았다.
앞으로 230도가량을 더 아파야 하는데.
이렇게 윗 문장을 쓰고 보니 어후, 앞이 깜깜 해지네.
잘 아프고 잘 나아서 더 강해지는 올 한 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