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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더풀 원섭 May 08. 2023

육아는 나를 완성시킨다.

She complete me

밤새 몇 번씩 깨는 아이를 재우면 피곤해 죽을 것 같아도 내 품에 쏙~ 안겨 모든 것을 나에게 의존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를 울컥함과 뿌듯함을 느낀다.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소리만 나는 어두운 공간에서도 아이의 자는 모습은 숭고한 그 무엇에도 비교하기 어려운 성스러움이 느껴진다. 매일 밤 난 그 성스러움에 정화되어 내일을 살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다.


와이프와의 사소한 말다툼으로 기분이 안 좋아 방으로 향할 때 고개를 돌리면 저편에서 방긋 웃는 아이의 얼굴이 내게 말하는 듯하다. 

'사소한 걸로 감정소비 하지 말고, 여기와 나랑 놀자'

아이의 웃는 얼굴을 본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든 사사로운 감정이 녹아 없어진다. 딱 한 가지 본질만 남긴 채... 

  웃으면서 살자고. 아이처럼 다시 순수하게.


지나가다 보이는 꽃 한 송이에 놀라고, 펄럭이는 깃발에 소리 지르며, 장난감 하나에도 기분이 좋아지는 아이를 보면 천진난만하다는 뜻을 알게 된다. 나도 저랬었겠지? 사소한 것에 놀라고, 기뻐했었던 예전의 순수함이 내 안의 어딘가에 아직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금 설렌다. 


아이가 기어 다니는 모습을 보면 거침이 없다. 눈에는 호기심이 가득하며, 사소한 것에도 눈을 돌려 한참을 집중해서 쳐다본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고, 신기하며, 가슴 떨리게 한다. 나도 다시 저렇게 세상을 대할 수 있으면 얼마나 하루하루가 신날까? 나도 다시 저렇게 거침없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내 인생을 마주할 수 있다면, 얼마나 내 인생이 다채로울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서 배울 것이 참 많다는 걸 느낀다. 


오늘 난 아이를 통해 나를 돌아보며, 하루하루 성장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육아는 날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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