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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너로 보이는 마법, 사랑

나는 요즘 눈길이 닿는 모든 곳곳에서 포포를 발견해낸다.

by 옫아


나는 요즘 마법에 걸린 것 같다.

세상 모든 게 내 아기, 포포로 보이기 때문이다.


연애 초기, 지금의 남편이 대학교 동기랑 일본 여행에 간 적이 있다.

그때 일본 역 이름 일부에 내 이름이 들어간 사진을 찍어서 카카오톡 메신저로 보내주었는데, 그게 참 로맨틱하고 좋았다. 여행지에서도 내 생각을 하고, 그 어딘가에서도 나를 기어코 발견해낸다는 게 귀엽게 느껴졌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전혀 관계 없는 곳에서도 기어이 사랑하는 상대를 발견해 내고야 마는 것.


나는 요즘 눈길이 닿는 모든 곳곳에서 포포를 발견해낸다.


어린 아가를 보면 우리 포포랑 개월 수가 얼마 차이 안 날 것 같다며 포포를 생각하고,

하원을 마치고 엄마 품에 뛰어드는 아이를 보면 우리 포포도 저런 날이 오겠지라며 내일을 그려본다.

교복을 입고 가는 학생들을 보면 포포에게도 사춘기가 올까, 아찔한 상상을 한다.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귀여운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봐도 포포 닮았다며 웃으며 사진을 저장하곤 한다.


그렇다. 모든 게 포포가 되어간다.

모든 게 포포로 보이는 마법에 걸렸다.

이게 마법, 그러니까 사랑이 아니면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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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토요일 오후, 아파트 산책을 하면서 본 부자(父子)의 모습에 내 남편과 포포의 어느 미래를 떠올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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