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 새겨진 숙명과 이를 거부하는 재집필의 의지

뮤지컬 <아이다>와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 넘버 비교

by 옫아

뮤지컬 <아이다>의 'Written in the Stars'와 영화 <위대한 쇼맨>의 'Rewrite the Stars'는 모두 '별(Stars)'이라는 천체적 상징을 통해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운명과 그 앞에 선 연인들의 고뇌를 노래합니다. 하지만 두 곡이 '별에 새겨진 기록'을 대하는 태도는 확연히 대조적입니다. 한쪽이 이미 정해진 비극을 수용하며 영원한 그리움을 선택한다면, 다른 한쪽은 그 기록을 지우고 다시 쓰려는 처절한 저항을 보여줍니다.

The Greatest Showman Cast - Rewrite The Stars (Official Audio)

Elton John - Written in the Stars (solo demo) With Lyrics!





정해진 비극, 하늘의 뜻을 묻는 겸허한 수용

먼저 <아이다>의 'Written in the Stars'는 운명의 불변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와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는 개인의 감정보다 국가와 민족의 명운이 우선시되는 시대적 배경 속에 놓여 있습니다. 가사 속에서 이들은 "이게 하늘의 뜻일까?(Is it written in the stars?)"라고 질문하며, 자신들의 고통이 전생의 죄에 대한 대가이거나 신의 실험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합니다. 아이다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Nothing can be altered)"며 이별을 고하는데, 여기서 별은 인간이 결코 수정할 수 없는 신의 섭리이자 차가운 확정 판결문과 같습니다. 이들에게 사랑은 '단 하루의 낙원'으로 끝날 운명이지만, 그 운명을 받아들임으로써 오히려 비극적인 숭고함에 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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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장벽, 운명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도전

반면 <위대한 쇼맨>의 'Rewrite the Stars'는 제목에서부터 운명의 가변성을 시사합니다. 상류층인 필립과 사회적 소외계층인 앤을 가로막는 것은 신의 섭리가 아니라, 당대 사회가 견고하게 쌓아 올린 인종과 신분이라는 '세상의 눈'입니다. 필립은 "누가 나를 멈출 수 있겠느냐"며 "별을 다시 쓰자(Rewrite the stars)"고 제안합니다. 그는 운명의 주도권이 하늘이 아닌 "너와 나에게 달렸다(It's up to you and it's up to me)"고 믿으며 기성세대의 문법을 거부합니다. 비록 앤이 현실의 벽을 실감하며 "누구도 별을 다시 쓸 순 없다"고 절망 섞인 대답을 내놓지만, 노래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운명에 맞서려는 뜨거운 도전과 갈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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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적 비극과 현대적 개척 정신의 대조

결과적으로 두 넘버는 '손이 묶여 있는(Hands are tied)' 절망적인 상황을 공유하면서도 전혀 다른 결론을 향해 달려갑니다. <아이다>가 "왜 우리는 안 되는 운명인가"라고 탄식하며 별의 기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 <위대한 쇼맨>은 "왜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며 별의 기록을 수정하려는 반항적인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전자가 운명의 무게에 짓눌린 고전적인 비극의 미학을 보여준다면, 후자는 운명의 주인은 인간 자신임을 선언하는 현대적인 개척 정신을 보여줍니다.

결국 두 곡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이미 별에 기록된 대로, 정해진 궤도를 묵묵히 따라가는 순응의 삶을 살 것입니까? 아니면 비록 세상이 불가능하다고 말할지라도, 당신만의 펜을 들어 차가운 밤하늘 위에 새로운 별자리를 그려 넣는 재집필의 삶을 택하겠습니까?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 끝에 남는 것은 후회 없는 사랑의 증명일 것입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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