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갉아먹는 ‘왈가왈부’를 기꺼이 멈춰보기
살면서 한 번도 입 밖으로 내뱉어 본 적 없는 낯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승진 누락처럼 내 노력의 결과값이 기대와 어긋날 때,
혹은 내 손에 쥐어질 듯했던 기회가 멀어질 때 나는 나직이 읊조린다.
“그것은 내 것이 아니었다.”
얼핏 들으면 체념이나 자포자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문장은 패배의 기록이 아니라, 나를 지켜내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방어 기제이자 성장의 고백이다. 나는 본래 욕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넘쳐나는 사람이다. 엔진을 풀가동하며 쉼 없이 달리는 것이 내 삶의 기본값이었고, 성취는 곧 나의 정체성이었다.
하지만 이제 내 삶의 풍경은 전과 다르다.
나는 누군가의 세상인 ‘엄마’가 되었고, 일터의 커리어와 가정의 안온함을 동시에 지켜내야 하는 책임의 무게를 기꺼이 짊어진 사람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고, 모든 타이밍을 내 의지대로 조율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 그것은 결코 자기 합리화가 아니다. 오히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나를 던져두고 일희일비하며 소모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지금 내게 올 타이밍이 아닐 뿐이다.”
이 믿음은 나를 갉아먹는 ‘왈가왈부’를 멈추게 한다.
타인과의 비교나 스스로를 향한 채찍질 대신, 나는 ‘내 것’이 될 진짜 타이밍을 위해
에너지를 비축하는 법을 배운다. 비워낸 자리에는 조급함 대신 평온이, 자책 대신 여유가 들어선다.
내 것이 아닌 것을 담담히 흘려보내는 힘.
그것은 성장을 멈춘 상태가 아니라, 다음 단계를 위해 뿌리를 더 깊게 내리는 과정이다. 오늘도 나는 주문을 외우며 일상을 지킨다. 내게 꼭 맞는 처방전 덕분에, 나는 오늘도 무너지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