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I Have Confidence'
겨울의 무거운 코트를 벗어 던지고 가벼운 카디건을 걸치는 3월입니다. 개학, 개강, 혹은 이름 모를 새로운 시작의 문턱에 선 이들에게는 공통된 공기가 감돕니다. 바로 설렘이라는 예쁜 포장지로 감싼 '막막함'이죠. 수녀원의 안락한 담장을 뒤로하고 트랩 대령의 거대한 저택으로 향하던 마리아의 심정도 딱 이랬을 겁니다. 하지만 그녀는 주저앉는 대신 낡은 기타 케이스를 공중으로 붕 휘두르며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I Have Confidence!"라고요.
[4K Atmos] 사운드 오브 뮤직 Sound of Music "I have confidence" 1965
사실 이 노래의 시작은 조금 엉성하고 귀엽습니다.
마리아는 당당한 척해보지만, 가사 속에서 "말을 잘해야 해", "잘할 수 있어"라며 스스로를 달래느라 바쁩니다. 마치 첫 등굣길이나 출근길에 거울을 보며 "웃자, 쫄지 말자!"라고 다짐하는 우리의 모습과 꼭 닮아 있죠. 하지만 노래가 진행될수록 그녀의 발걸음엔 리듬이 실리고, 목소리엔 힘이 붙습니다. 불안이라는 에너지를 자신감이라는 연료로 치환하는 마법이 일어나는 순간입니다.
우리는 흔히 완벽하게 준비되었을 때만 용기를 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자신감은 '준비된 상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믿기로 한 선택'에서 나온다는 것을요. 그녀는 자신이 일곱 아이의 보모로서 완벽해서 노래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나는 햇살을 믿고, 비를 믿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믿기로 했어!"라고 선언해 버린 것이죠. 그 근거 없는 기세가 결국 거대한 대저택의 초인종을 누르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3월의 교정, 혹은 낯선 사무실의 공기가 차갑게 느껴진다면
마리아의 이 경쾌한 스텝을 떠올려 보세요.
낯선 사람들의 시선, 처음 접하는 과제들,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들.
이 모든 '트랩 대령의 아이들' 같은 문제들 앞에서 우리는 가끔 작아집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당신이 지금 느끼는 그 두근거림은 '겁나서' 뛰는 심장 소리가 아니라,
새로운 무대에서 춤추기 위해 엔진을 예열하는 소리라는 것을요.
마리아가 저택 문 앞에서 마지막 고음을 내지르며 가슴을 쫙 펴듯,
여러분도 당신만의 'Confidence' 테마곡을 마음속에 재생해 보세요.
근거가 좀 없으면 어떤가요? 3월은 원래 좀 무모하고, 아주 많이 반짝거려도 되는 계절인걸요.
당신의 낡은 가방 안에는 이미 세상을 놀라게 할 당신만의 노래가 가득 차 있습니다.
자, 이제 기타 케이스를 한 번 힘차게 휘두르고 그 문을 여세요.
당신이 믿기로 한 그 자신감이, 올봄 당신을 가장 멋진 곳으로 데려다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