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라이언킹>의 'Circle of Life'
어느덧 차가운 겨울 끝자락의 대한(大寒)과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의 문턱을 넘어섰습니다. 드디어 오늘, 3월 5일은 잠들었던 대지가 기지개를 켜며 깨어나는 세 번째 절기, 경칩(驚蟄)입니다. 기상학적으로는 긴 겨울의 마침표를 찍는 변곡점이자, 우리 곁에 완연한 봄의 서막이 올랐음을 알리는 축복 같은 날이지요.
이 다정하고도 활기찬 봄의 시작을 마주하며,
제 머릿속에는 뮤지컬 <라이온 킹>의 전설적인 오프닝 곡 "Circle of Life"가 울려 퍼집니다.
The Lion King - Circle of Life | Musical Awards Gala 2018
공연장의 정적을 깨뜨리는 주술사 라피키의 강렬한 외침은, 마치 경칩의 첫 천둥소리가 땅속 깊은 곳에서 잠자던 작은 생명들을 부드럽게 흔들어 깨우는 소리와 닮아 있습니다.
경칩의 '놀랄 경(驚)'자는 단순히 공포에 질린 놀람이 아닙니다.
그것은 생명이 가진 본능적인 환희이며, 눈부신 태양 아래로 나아가겠다는 뜨거운 다짐입니다.
"Circle of Life"에서 아프리카 초원의 모든 동물이 프라이드 락(Pride Rock)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듯,
우리 주변의 작은 풀벌레와 개구리들도 오늘부터 각자의 찬란한 여행을 시작합니다.
가사 속의 "우리는 태양을 향해 고개를 들고, 거대한 순환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는 경칩의 의미와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겨울 동안 우리 마음을 짓눌렀던 차가운 고민들도 이제는 흐르는 강물에 녹여 보내야 할 때입니다. 만물이 저마다의 색깔을 드러내며 깨어나듯, 우리 안의 잠들어 있던 열정에도 따뜻한 봄볕을 쬐어주는 건 어떨까요?
세상은 여전히 우리에게 "발견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고 속삭입니다.
오늘 경칩을 맞아 "Circle of Life"의 웅장한 코러스를 들으며,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생기 넘치는 봄의 기운이 듬뿍 깃들기를 바랍니다.
대지가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그 활기찬 순환의 흐름에 몸을 싣고,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새봄을 맞이할 준비를 해보아요.
여러분의 오늘이, 세상 모든 생명과 함께 축복받는 가장 따뜻한 시작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