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일 수 있는 이유, 나의 색깔이 곧 나의 무대

'The Wizard and I' & 'Land of Lola'

by 옫아

우리는 살아가며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이라는 거울 앞에 자신을 비춰봅니다. 때로는 남들과 다른 나의 모습이 '틀린 것'은 아닐까 고민하며, 스스로를 평범함이라는 틀 속에 끼워 맞추려 애쓰기도 하죠. 하지만 뮤지컬 <위키드>의 엘파바와 <킹키부츠>의 롤라는 우리에게 전혀 다른 이야기를 건냅니다. 남들과 다른 나의 '다름'이야말로,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빛나는 무대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결핍을 비범함으로 바꾸는 한 끗 차이 : 엘파바의 'The Wizard and I'


뮤지컬 <위키드>의 'The Wizard and I'는 평생 '초록색 피부'라는 편견에 갇혀 살던 엘파바가 처음으로 자기 안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Wicked (2024) 4K - The Wizard and I | Movieclips

사람들은 그녀의 피부색을 보며 괴물이라 수군댔지만, 엘파바는 마법사와의 만남을 꿈꾸며 그 초록색이 사실은 남들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재능의 증거'였음을 깨닫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황이 바뀐 것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오직 나만이 가진 색깔"을 결핍이 아닌 선물로 받아들이는 순간, 그녀의 목소리엔 찬란한 예감이 실립니다. 세상이 정의한 '이상함'을 '비범함'으로 스스로 다시 정의하는 과정, 그것이 바로 엘파바가 보여주는 자존감의 첫걸음입니다.






편견을 런웨이로 만드는 압도적 긍정 : 롤라의 'Land of Lola'


반면 뮤지컬 <킹키부츠>의 'Land of Lola'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완성된 자기 확신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킹키부츠] 강홍석 롤라의 'Land of Lola' 범접불가 흥신흥왕 홍롤라��|뮤지컬 킹키부츠 KINKY BOOTS|CJ ENM


화려한 드레스와 아찔한 높이의 레드 부츠를 신고 등장하는 롤라에게 타인의 편견 어린 시선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녀는 당당하게 외칩니다. "당신이 나에 대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겠다"라고요.


롤라에게 킹키부츠는 단순히 화려한 신발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온전히 긍정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당당한 갑옷'과 같습니다. 그녀는 비웃음이 섞일 수 있는 공간조차 자신의 런웨이로 만들어버립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사랑하기 시작할 때, 세상 또한 우리를 함부로 대할 수 없음을 롤라는 온몸으로 증명해 보입니다.





나를 긍정하는 순간, 세상은 무대가 된다


엘파바가 내면의 빛을 발견하며 "나도 할 수 있어"라고 다짐하는 '성장의 서막'이라면,

롤라는 이미 빛나고 있는 자신을 온 세상에 공표하는 '존재의 축제'와도 같습니다.


두 넘버는 서로 다른 지점에 서 있는 것 같지만,

결국 같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바로 '나의 색깔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초록색 피부'나 '레드 부츠'를 마음속에 품고 살아갑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꺼려지는 약점이라 생각했던 부분이,

사실은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열쇠일지도 모릅니다.


엘파바처럼 내 안의 가능성을 믿기 시작하고,

롤라처럼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낼 용기를 가질 수 있다면 어떨까요?


내가 나를 긍정하는 순간,

세상은 더 이상 나를 가두는 감옥이 아니라 나의 노래가 울려 퍼질 가장 넓은 무대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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