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기억의 한 자락 끝에서 떠오른다.
그리움인지, 추억인지 모를.
지독하게 가난했던 그 시절,
동네 친구들과 우르르 달려가 소독차를 따라다니던,
300원짜리 컵떡볶이 하나를 티격태격 나눠먹던,
엄마 따라 구르마를 끌고 나가 기름 한말 받아오던—
지지리도 궁상맞고 힘들었던 날들의 기억들이 떠오를 때,
이상하게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건,
그때, 그 시절 기억이 흐릿해져서일까.
가장 추운 시절을 제법 따뜻하게 견뎌낸 순수함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