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남자
처음 만났을 땐,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세 번은 만나봐야지 했다.
두 번째 만났을 땐, 배려심 많은 모습에 꽤 괜찮은 사람이다 생각했다.
세 번째 만났을 땐, 별 반응 없는 나를 살피는 그의 눈길에 마음이 쓰였다.
뭘 좋아하냐는 내 질문에 그는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며 내가 좋은 건 다 좋다고 했다.
나와 내 가족이 항상 먼저였던 내 삶과 달리 그에게 난, 언제나 첫 번째였다.
그의 이해와 배려로 한 번도 싸울 일이 없던 우리가 처음으로 다툰 날이었다.
나는 시답잖은 자존심 내세워 잔뜩 화가 난 티를 내며 걷고 있었고,
그도 꽤나 마음이 상했는지 아무 말 없이 옆에서 걷고 있었다.
그러다 조용히 내 발 밑으로 앉아 언제 풀어진 지도 모르는 운동화 끈을 묶어주는 그를 보며,
나는 결혼을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