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보내는 위로

by 톰이

최근 몇 주간 내게 일어난 일들이

마치 꿈처럼 느껴진다.

시험관을 위한 시술 직후,
아빠와의 작별,
그리고 시가족과의 해외여행까지ㅡ


나는 아픔도, 슬픔도
다 비우지 못한 채
정해진 일정과 시간에 맞춰

그저 움직이고 있었다.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여행은 나름 즐거웠다고 믿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시간들이

기억 속에 남지 못한 채 흩어졌다.


오로지 마지막 날,
뜨거운 온천탕에 머물렀던 몇 시간만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찬바람과

온몸을 파고들게 뜨거웠던 물,
가끔씩 들어갔던 시리도록 차가운 냉탕이
번뜩 내 정신을 들게 했다.


고요한 그 시간이 되어서야
나는 며칠간 내게 일어났던 일들을
천천히 돌아볼 수 있었다.


아픔도, 슬픔도
본래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일인데
해야 할 일들에 밀려
그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사실과
이어진 현실의 즐거움이

내 삶에 묘한 괴리감을 남겼고,
그 감정은 이내 우울감으로 밀려왔다.


현실감 없이 흘러간 요 며칠은,

마치 내가 삶에서

한 발 비켜서 있는 듯했지만,

뜨겁고 차가운 극명한 감각의 교차 속에서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아 내가 지금 여기 살아있구나.’


지금 내겐 그저 나를 위로할,

내 감정에 충실할 시간이 필요하다.

마음껏 슬퍼하고, 충분히 우울해질 시간.


뒤늦게 요동치는 감정이

더 큰 파도가 되어
나를 덮치지 않도록,

지금은 있는 힘껏

나를 안아줄 시간이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