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둠 속에 혼자 남아
상처투성이가 되어 서 있었습니다.
매일 내가 아닌 가면을 쓰고
괜찮다는 듯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애써 웃어 보였습니다.
지금 웃음 짓는 이 사람이
정말 내가 맞는지
나조차도 모를 만큼
스스로를 잘도 속이며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두고 말했습니다.
‘야무지다, 꼼꼼하다, 똑 부러진다.’
나는 그 말들을 주워 먹으며
그렇지 못한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으려 애썼습니다.
부족함은 숨기고
흔들림은 삼키고
약함은 묻어 둔 채
나는 그 말들에 기대어 살았고,
또 그 말들에 갇혀있었습니다.
괜찮은 척을 하다 보면
정말로 괜찮은 사람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 사람.
공교롭게도 나는 그저 사람이었습니다.
쉽게 상처받고
쉽게 무너지는
약하디 약한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그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는 데
왜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내가
나의 한계를 인정한 그날,
더는 버틸 힘도 남아있지 않던 그날,
당신은 당장이라도 무너져버릴 거 같은 나를
힘껏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한 껏 작아진 내 어깨 위에
나지막이 속삭였습니다.
그냥 그 모습 그대로 괜찮다고
그냥 그대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조건 없이 따뜻한 그 속삭임에
나는 말없이 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