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괜찮아

by 톰이


나는 어둠 속에 혼자 남아

상처투성이가 되어 서 있었습니다.


매일 내가 아닌 가면을 쓰고

괜찮다는 듯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애써 웃어 보였습니다.


지금 웃음 짓는 이 사람이

정말 내가 맞는지

나조차도 모를 만큼

스스로를 잘도 속이며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두고 말했습니다.

‘야무지다, 꼼꼼하다, 똑 부러진다.’

나는 그 말들을 주워 먹으며

그렇지 못한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으려 애썼습니다.


부족함은 숨기고

흔들림은 삼키고

약함은 묻어 둔 채

나는 그 말들에 기대어 살았고,

또 그 말들에 갇혀있었습니다.


괜찮은 척을 하다 보면

정말로 괜찮은 사람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 사람.

공교롭게도 나는 그저 사람이었습니다.

쉽게 상처받고

쉽게 무너지는

약하디 약한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그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는 데

왜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내가

나의 한계를 인정한 그날,

더는 버틸 힘도 남아있지 않던 그날,

당신은 당장이라도 무너져버릴 거 같은 나를

힘껏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한 껏 작아진 내 어깨 위에

나지막이 속삭였습니다.

그냥 그 모습 그대로 괜찮다고

그냥 그대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조건 없이 따뜻한 그 속삭임에

나는 말없이 울었습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