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선거철이었다.
나는 그날도 익숙하게 지하철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어수선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는 동안에도
어깨는 무언가에 짓눌린 듯했고,
마음마저 무거운 출근길이었다.
내겐 하루를 시작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고,
초점 없는 눈동자로 똑같은 아침을 맞이할 뿐이었다.
개찰구 앞, 누군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무심하게 건네는 명함 한 장과 함께
짧은 인사가 따라왔다.
“ 행복하세요. ”
그저 선거유세일 뿐이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별거 아닌 그 한마디가
이상하게도 마음에 남았다.
한순간 숨이 막힌 것처럼 울컥했다.
아무것도 아닌 말이었는데ㅡ
애써 눌러두었던 감정이
틈을 비집고 올라왔다.
나는 그때,
그저 따뜻한 한마디가 필요했다.
내 인생이 특별히 불행해서도 아니었고,
반복되는 일상이 싫어서도 아니었다.
다만 가끔,
이유 없이 삶이 버거워지고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날,
그날은 그런 날이었다.
그럴 때,
누군가 아무렇지 않게 건넨 말 한마디,
스쳐 지나가는 인사 한마디가
또 하루를 버틸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걸
그날 알게 되었다.
오늘 밤, 다시 떠오른 그날의 한마디를
살며시 당신에게 건네본다.
혹시 오늘 하루,
당신의 삶이 조금 고단했다면
마음이 잠깐 무거워졌다면
부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