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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바웃그로우 Nov 28. 2022

하던 서점들도 문을 닫는 시대에,  왜 하필 서점을

서점을 시작한 이유

“서점? 요즘 종이책의 경쟁 상대가 전자책이라는데 꼭 그 서점이란 걸 해야겠니?”

사업하겠다는 며느리의 선언에 시아버님께서 조심스럽게 꺼내신 말씀이다.     

 



평생을 운영하던 서점들이 문을 닫고 있다.

독서인구는 줄고 있고, 아이들은 책 보다 유튜브와 게임을 손에 쥐고 다니는 시대이다. 그러니 서점을 하겠다는 며느리가 걱정스러우셨을 것이다. 이해한다.




나는 전자책을 상대로 경쟁하는 서점을 하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내가 생각하는 교육관을 말하는 공간으로 서점을 택했을 뿐이다.




그냥 집에서 해도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유튜브도 개설하기 너무 쉬운 세상이고, SNS도 많이 있는데 왜 꼭 돈을 들여 서점이라는 것을 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극심했던 2020년 4월부터 사업 준비를 시작해 2021년 10월, 서점을, 그것도 어린이 서점을 오픈했다.




나는 여느 어린이 서점과는 다른 나만의 생각과 가치관을 전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첫째를 낳고 보육에서 교육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떠오른다. 그때 교육관이랄 것도 없이 ‘잘 키워야지’라는 순진한 마음만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보의 비대칭이지만 당시 어수룩한 초보 엄마의 판단력을 현혹하는 인터넷 글들이 너무 많았다.

그때 한 권의 책을 만나고 관련 서적을 계속 읽어나갔다. 그리고 육아와 교육의 경험이 내게도 쌓였다.

또 내가 이상향처럼 꿈꾸는 모습으로 자라는 아이들을 키우신 부모님의 간증(?)과 이렇게 되지 말아야지라는 경각심을 일으키는 실패담들을 지속적으로 찾아보았다.    

 



수십 권의 육아, 교육서적을 읽고 유튜브 교육영상을 지속적으로 보며 공부하고 아이들에게 적용하였다.


그 당시 내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시작했던 방법이 지금 책육아와 엄마표영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육아와 엄마표영어가 조심스럽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이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 생각보다 쉬운 과정이 아니다.


아마도 눈에 보이는 결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일 것이다. 나는 이 육아, 교육방법을 ‘길’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내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생각해봤다.     

 


엄마표영어에 대해 책을 쓴 누군가는 이것보다 쉬운 것은 없다고 했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어로 쏼라쏼라 말하는 아이가 ‘영어가 가장 쉽다’고 말했다.




또 책 공구하는 인플루언서는 아이가 몇 학년 때 이 정도 글밥을 안 읽으면 아이의 공부는 끝난 것처럼 이야기했다. 나는 과연 그들은 힘든 순간이 한 번도 없었을까?

그런데 왜 그런 이야기는 올라오지 않는 걸까? 과연 저 집 아이는 부모가 말하는 대로 순순히 따랐을까? 그런 생각이 드니 공감이 되지 않았다.     




내가 서점을 파이팅 넘치게 차릴 수 있었던 이유는 그 과정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는 책 읽기를 통한 내 아이의 문해력을 포기하면 안 된다. 흘러넘치는 영어 노출과 영어 리딩을 통한 영어실력 향상도 포기하면 안 된다.

또 아이의 학습 습관은 초등 때(솔직히 말하면 4학년 이전)까지 ‘시작’ 해야 한다. 이것을 부모가 절대 먼저 포기하면 안 된다.



나는 그것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넘쳐나는 정보에 혼란스러운 부모들에게, 책을 짐짝처럼 여기는 유아 부모들에게, 국어문제집을 풀고 있으니 책은 안 읽어도 된다는 초등 학부모들에게, 영어학원에 보내 놓으면 귀가 뚫리고 영어 원서 읽는 것이 당연히 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어른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서점을 열었다.   

  



카운터에 앉아서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팔 듯 책을 파는 서점이 되려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서점의 생태계는 매우 열악하다. 여기에 어린이 서점은 색안경까지 씌워져 있어 더 어렵다.





책을 보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에 출판시장이 이렇게 된 것인지 출판시장이 이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책을 안 읽게 된 것인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를 일이지만 분명 지금 어린이 도서 시장이 아이들의 문해력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 이곳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 이상 결론적으로 일어난 대한민국 아이들의 문해력 하락에 책임감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이곳에서 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고자 하는 부모들을 도울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월급에 버금가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나 영어 쫌 하네.’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이것이 내가 어린이 도서&부모교육서 전문서점을 시작한 이유이고 목표다.



그 길은 묵묵히 가보려 한다.

내 다음에 오는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부모들'에게 나와 같은 시행착오는 줄여주고 싶다.




*이미지 출처 : 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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