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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Apr 19. 2016

가수는 정말 음악으로만 그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가.

제시카에게 자유를 허하라!

소녀시대의 멤버였던 제시카가 5월 중 솔로 가수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헌데 이와 관련하여 인터넷 댓글은 물론 언론까지 싸늘한 반응이 많습니다. 보통 소녀시대에서 탈퇴하는 과정에서 소녀시대가 아닌 사업을 택했다는 게 많은 이유인데요, 여기서 저는 조금 궁금합니다.

가수는 정말 음악으로만 그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걸까요?


삼십 대 중후 반인 제가 솔직히 예전에 소녀시대 음악을 좋아하긴 했지만 뭐 개인사를 상세히 알만큼 그런 팬은 아닙니다. 그래서 위키백과를 좀 찾아봤습니다.

제시카는 말입니다. 무려 7년 6개월 동안 연습생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7년에 데뷔하여 십여 년을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89년생이니 올 해로 나이가 스물여덟입니다. 만으로 따지자면 27년을 살아오면서 무려 17년을 연습생+가수로 살아온 거죠. 그런 그녀가 사업을 했다고 합니다. 잘 되었는지 잘 못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다시 솔로로 컴백을 한다고.


솔직히 왜 제시카가 팬들에게 버림을 받아야 하는지 그 배신감은 어렴풋이 이해될 듯은 합니다. 한 순간에 애인이 떠난 느낌? 그런 건가요. 그렇지만 제시카도 하나의 인격체이며 한 명의 인간입니다. 언제까지 SM에서 킬힐을 신고 춤추며 웃고 있어야 하는 존재는 아니란 말입니다. 본인이 원해서 사랑을 할 수도 있고, 그 사랑하는 사람과 사업을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물론 창작의 욕구가 거대하여 밥을 굶어가면서도 가수를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슈퍼스타 K나 K팝스타 등을 보면 대다수의 뮤지션들은 자기 노래를 남에게 알리길 원하지요. 그리고 그 궁극적인 목적은 음원 판매 및 공연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함일 것입니다. 물론 돈이 목적만은 아니겠지만, 삶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벌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이 거의 모든 뮤지션들의 소박하면서도 이루기 어려운 바람 아닐까요?


아, 이 장범준의 털털함이란. (출처 : 무한도전)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법도 아닌데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욕하는 것은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생각입니다. 오직 순수를 외치며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논리는 개인의 신념은 될 수 있겠지만, 남에게 강요할 수 있는 절대적 진리는 아닐 것입니다. 때로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위해 치킨집을 겸업할 수도 있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할 수도 있고, 주얼리 사업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것을 모두 포기하고 그저 음악만으로 승부하라고 타자에게 강요하는 것은 개인의 신념을 남에게 주입시키려는 폭력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좀 자유롭게 놔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자 연예인이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던, 아이돌 가수가 사업을 하던, 좀 사람답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야지, 언제까지 그렇게 박제화된 아이돌만 원하고 사랑할 것인지요. 음악도 누군가에겐 정말 원하고 바라는 순수한 객채가 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우리가 회삿일 하듯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나의 신념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그렇게 살게 놔두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진심'이란 형이상학적인 용어로 사람을 가두는 일은 사람을 참 지치게 하는 일입니다.  끝.


주) 배경 사진이 초상권과 문제가 된다면 언제든지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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