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에게 자유를 허하라!
소녀시대의 멤버였던 제시카가 5월 중 솔로 가수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헌데 이와 관련하여 인터넷 댓글은 물론 언론까지 싸늘한 반응이 많습니다. 보통 소녀시대에서 탈퇴하는 과정에서 소녀시대가 아닌 사업을 택했다는 게 많은 이유인데요, 여기서 저는 조금 궁금합니다.
가수는 정말 음악으로만 그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걸까요?
삼십 대 중후 반인 제가 솔직히 예전에 소녀시대 음악을 좋아하긴 했지만 뭐 개인사를 상세히 알만큼 그런 팬은 아닙니다. 그래서 위키백과를 좀 찾아봤습니다.
제시카는 말입니다. 무려 7년 6개월 동안 연습생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7년에 데뷔하여 십여 년을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89년생이니 올 해로 나이가 스물여덟입니다. 만으로 따지자면 27년을 살아오면서 무려 17년을 연습생+가수로 살아온 거죠. 그런 그녀가 사업을 했다고 합니다. 잘 되었는지 잘 못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다시 솔로로 컴백을 한다고.
솔직히 왜 제시카가 팬들에게 버림을 받아야 하는지 그 배신감은 어렴풋이 이해될 듯은 합니다. 한 순간에 애인이 떠난 느낌? 그런 건가요. 그렇지만 제시카도 하나의 인격체이며 한 명의 인간입니다. 언제까지 SM에서 킬힐을 신고 춤추며 웃고 있어야 하는 존재는 아니란 말입니다. 본인이 원해서 사랑을 할 수도 있고, 그 사랑하는 사람과 사업을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물론 창작의 욕구가 거대하여 밥을 굶어가면서도 가수를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슈퍼스타 K나 K팝스타 등을 보면 대다수의 뮤지션들은 자기 노래를 남에게 알리길 원하지요. 그리고 그 궁극적인 목적은 음원 판매 및 공연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함일 것입니다. 물론 돈이 목적만은 아니겠지만, 삶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벌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이 거의 모든 뮤지션들의 소박하면서도 이루기 어려운 바람 아닐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법도 아닌데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욕하는 것은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생각입니다. 오직 순수를 외치며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논리는 개인의 신념은 될 수 있겠지만, 남에게 강요할 수 있는 절대적 진리는 아닐 것입니다. 때로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위해 치킨집을 겸업할 수도 있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할 수도 있고, 주얼리 사업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것을 모두 포기하고 그저 음악만으로 승부하라고 타자에게 강요하는 것은 개인의 신념을 남에게 주입시키려는 폭력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좀 자유롭게 놔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자 연예인이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던, 아이돌 가수가 사업을 하던, 좀 사람답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야지, 언제까지 그렇게 박제화된 아이돌만 원하고 사랑할 것인지요. 음악도 누군가에겐 정말 원하고 바라는 순수한 객채가 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우리가 회삿일 하듯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나의 신념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그렇게 살게 놔두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진심'이란 형이상학적인 용어로 사람을 가두는 일은 사람을 참 지치게 하는 일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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