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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Nov 07. 2015

아빠 혼자 두 아이랑 노는 방법

주말에 아이랑 뭐할지 깜깜한 초보 아빠, 삼촌들을 위한 육아 팁

도입


벌써 내년이면 큰 아이가 학교에 입학한다.

맞벌이를 해서 혼자 두 아이를 다 케어 할 경우가 자주 있었다. 이럴 경우 난 무조건 둘 다 데리고 외출을 하는데, 그간 터득한 육아 경험을 가지고 몇 가지 얘기해본다. 초보 아빠나 삼촌분들, 혹여나 주말에 애들을 덜컥 맡거나 해도 놀라지 말고 이 글을 참고하여 차분하게 대응하길 바란다.


차분하게!


본문


1. 외출 전 준비물


아이는 밥을 먹거나 음료를 마실 때 무조건 흘린다.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흘린다고 나무랄 생각 말고 외출 전 여벌의 옷을 챙기자. 기저귀는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개, 그리고 물티슈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이들은 보통 낮잠을 자기 때문에 휴대용 유모차도 필수다.(이 글을 쓰는 것도 당시 둘째가 낮잠 자고 있던 덕분에 아이폰으로 초안을 작성함, 아이의 낮잠은 도적같이 다가온다.)

그리고 물과 우유, 간식도 챙겨야 한다. 그렇게 많이 보이던 편의점도 아이랑 찾으면 없다. 아이가 배고프다, 목마르다 하여 편의점 찾으려 몇 걸음 걷기 시작하면 애는 운다. 이미 늦었다! 아이는 일단 항상 배가 불러야 한다. 그것만 해도 아이의 짜증의 요인은 반 이상 날라간다. 아이도 짜증을 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선제공격이 중요하다.


그렇다. 우리 아빠들은 슈퍼맨임을 잊지 말자.


2. 화장실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어딜 가든 일단 중요한 건 화장실의 위치다. 아이가 5-6세가 되어 스스로 배뇨활동을 하더라도 새로운 장소에선 갑자기 소변이나 대변을 '콜'할 수 있다. 화장실의 위치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두 시간에  한 번씩 데려가서 주기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가 변이 급하다고 얘기하는 순간은 이미 타이밍이 늦었을 확률이 높다.


3. 부자아빠, 삼촌이 아님을 강조할 것


처음부터 밑밥을 던져라. 아빠는, 삼촌은 돈이 없어 가난하다고. 아이들은 일단 장난감을 보면 사고 싶다고 한다. 이 때 아빠는 부자가 아니라 다 살 수 없음을 강조해야 한다. 망설이면  안 된다. 괜히 인심 썼다가 애들 엄마한테 왜 이런 걸 샀냐고 혼날 수도 있다. 돈은 돈대로 쓰고, 혼은 혼대로 나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혹시 장난감을 사준다고 해도 아이들 엄마에게 꼭 재가받고 사줘야 한다. 요즘 세상, 우리 때와 마이 달라서 집에 또봇, 카봇들이 무덤처럼 쌓여있다. 80년대 '킹라이온' 하나에 목을 매던 그런 시기는 아니다.


80년대에도 킹라이온은 있었지... 다만 국민소득이 1만불이 안되었을 때라...ㅠ


4. 애들은 한 시도 눈을 떼면  안 된다


이건 어른과 아이 2:2로 외출을 했을 때 더 조심해야 한다. 1:2로 외출을 하면 경각심을 갖지만, 2:2일 경우 가끔 서로 의사소통도 안 하고 서로 맡겠지 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외출 전 업무스콥;Scope(?)을 확실히 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큰애는 아빠, 둘째는 엄마. 절대 둘둘씩은 서로 떨어지지 말 것!

꼭 연락처를 아이 몸 어딘가에 비치해야 한다. 요즘 목걸이나 팔찌 형태로도 많이 나오는데, 그게 없다면 종이에라도 본인 연락처를 적어 아이 주머니에 두어야 한다. 아이는 잠시 멍 때리는 사이에 사라질 수 있다. 누구나에게 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건 긴장 좀 하자! 소꿉놀이가 아니다.


5. 스마트 폰에 만화영화 두어 개는 넣고 다닐 것


이건 엄마들이 보면 경악할 수 있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다. 물론 스마트 폰을 계속 보여주면 문제겠지만, 솔직히 식당에서 애 둘 밥먹이고 나까지 먹으려면 답 없다. 일단 애들 둘 밥을 먹이고, 다 먹으면 만화 보여준다고 꼬셔야 한다. 그리고 애들이 만화를 볼 때 내가 밥을 먹어야 한다. 뭐 몇십 분 스마트 폰으로 만화 보여준다고 아이 뇌세포가 어떻게 되진 않는다고 본다.


6. 박물관, 지하철, 버스


정말 초보라면 키즈카페에 데려가 놀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자신이 붙으면 공공장소도 아이들에게 나쁘지 않다. 토마스, 타요를 보고 자란 아이들에겐 지하철, 버스도 훌륭한 놀이기구다. 지하철 타고 서울역 가서 KTX만 보여주고 와도 하루는 후딱 간다.

박물관의 경우,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같은데 가면 공룡, 화산, 동물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천지다. 과학에 관심 있는 애들이라면 과천과학관이나 강화도 옥토끼 우주센터도 하루를 보내기 훌륭한 장소다.


저.. 정말?? Training까지??


맺음

이상 몇 가지 중요한 부분을 나열해 봤다. 베테랑 엄마가 본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내용도 몇 개 보이지만, 때론 정도가 아닌 편법이 답인 경우도 있다. 엄마들은 아이를 자주 보지 않는 아빠나 삼촌들에게 어느 정도의 편법은 용인해주시길 바란다.


추가

아이를 보다 화가 났을때,

이 부분은 UCLA의대 소아과 교수이신 하비 카프;Harvey Karp의 책 '우당탕탕, 작은 원시인이 나타났어요; The happiest toddler on the block'의 일부를 발췌해 본다.

""화가 날 때 현명하게 행동하기 (중략) (아이에게 화를 낼 떄) 단순히 아이의 말썽 때문에 화나는 걸 수도 잇다. 하지만 대부분은 두려웠거나 상처 받앗던 기억, 수치스러웠거나 배신당했던 아픔이 껍데기를 까고 나온 것일 뿐이다. (중략) '내가 화낸 이유가 뭐지? 내가 진짜로 우리 아이 때문에 화가 난 걸까?' 고민하다 보면 화난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한 진짜 감정을 깨닫는다.""


우리가 어렸을 때 어른은 정말 완벽하고 전지전능한 존재였지만, 어른이 된 우리는 이제 안다. 어른도 그닥 대단한 존재가 아님을. 그러니 아이에게 화가 났을 때 즉각적으로 행동하여 나중에 후회할 일 만들지 말고 한템포 늦게 가자. 물론 한발짝 뒤에서 봐도 아이가 잘못한 경우라면 단호히 혼을 내야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차분히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고 교정해야지 화를 내면 안될 일일 것이다.  끝.


'화'는 다스리라고 있는 것이다


주) 육아방법은 개인별 차이가 있음에 유의하시고, 평화를 위해 상기 방법을 수행하기 전 아이 엄마에게 사전 동의를 구할 것 :D


그럼 모두 평화로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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